'군필' 2008 복귀 선수, 누가 성공할까?
OSEN 기자
발행 2008.02.02 15: 08

[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해 프로야구는 군제대 선수들이 가장 큰 영향력을 준 한 해였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SK에서는 이호준이 의병제대로 복귀하자마자 4번 타자로 활약하며 팀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으며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두산에서는 공익근무를 마치고 소집해제된 포수 채상병이 있었다. 삼성이 비교적 무난하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2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윤성환이 있었다. 올 시즌에도 기대되는 군제대 선수들이 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삼성, 넘치는 즉시전력감 삼성 선동렬 감독은 지난해 잦은 부상으로 얇아진 선수층에 아쉬움을 표했었다. 1군 주력멤버가 무려 7명이나 다쳐 라인업을 꾸리기도 어려울 때가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에서는 넘치는 자원에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군제대 선수들이 가장 많다. 투타에서 골고루 복귀했다. 투수 중에서는 김진웅·지승민·박성훈, 야수 중에서는 박석민·최형우·곽용섭이 돌아왔다. 특히 젊은 야수들의 복귀가 반갑다. 지난해부터 야수진 세대교체가 당면 과제로 떠오른 삼성에게 이들은 미래를 짊어질 핵심 자원들이다. 박석민·최형우·곽용섭은 지난해 모두 22홈런으로 2군 북부리그 공동 홈런왕에 올랐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수 역시 박석민이다. 선동렬 감독이 이례적으로 “올 시즌 126경기 모두 내보낼 것”이라고 공언할 정도로 신뢰를 받고 있다. 지난해 상무에서 8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5리·22홈런·75타점으로 활약했다. 삼진 28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을 43개나 골라낼 정도로 선구안이 좋아졌다. 박석민 스스로도 군입대 이후 가장 달라진 부분으로 볼을 골라내는 선구안을 손꼽는다. 특유의 파워 넘치는 타격도 여전하다. 지난해 상비군으로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류제국으로부터 홈런을 뽑아내는 등 단단한 체구에서 뿜어지는 파워히팅을 과시했다. 3루 수비도 수준급으로 평가받는다. 최형우와 곽용섭도 주목된다. 특히 최형우는 지난해 경찰청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84경기에서 타율 3할9푼1리·22홈런·76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경찰청 입대 전 삼성으로부터 방출된 최형우는 경찰청 입대 후 포수에서 외야수로 변신해 타격에 더욱 전념했고 제대하자마자 삼성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성적은 ‘미니구장’ 경찰청 벽제구장의 영향도 없지 않지만, ‘정교함과 장타를 겸비한 타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형우와 함께 경찰청에서 뛴 왼손 내야수 곽용섭도 79경기에서 타율 3할5푼4리·22홈런·60타점을 기록했다. 장타력을 갖춘 만큼 기존의 채태인과 1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마운드로 눈길을 돌리면 김진웅이라는 이름이 눈에 띈다. 한 때 삼성 마운드를 이끌 차세대 에이스로 추앙받았던 김진웅은 그러나 과거 삼성투수들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새가슴 기질과 체중관리 실패로 잊혀진 이름이 됐다. 지난해 윤성환이 공익근무 중에도 몸관리에 심혈을 기울인 것과 달리 김진웅의 몸은 오히려 스모선수처럼 불어나 얼마나 전력에 도움이 될지 확신할 수 없다. 왼손 투수 지승민과 박성훈도 관심 대상. 특히 지승민은 선동렬 감독이 수석코치로 활약하던 2004년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였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삼성에 왼손 투수가 넘친다는 점에서 전력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핵심요원들의 복귀 롯데도 군제대 선수들의 복귀가 기대되는 팀이다. 베테랑 내야수 조성환 때문이다. 야수진을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을 지닌 군기반장이 없어 고민이었던 롯데에게 조성환의 복귀는 더없이 반갑다. 조성환은 전력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조성환은 롯데의 암흑기였던 2003년 129경기에서 타율 3할7리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에 재질이 있다. 2루 수비력도 뛰어나다. 그러나 3년이라는 공백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해 주전 2루수로 활약한 박현승을 1루로 돌리고 이대호를 3루수로 기용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2루수 조성환의 활약을 믿고 내리는 결정이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SK와 두산에서도 반가운 선수들이 돌아온다. SK에서는 제춘모와 채종범의 이름이 보인다. 데뷔하자마자 2002·2003년 2년 연속으로 팀내 최다승을 올렸던 제춘모는 오는 4월 공익근무를 마치고 복귀한다. 창단 초창기 SK를 이끌었던 채종범도 SK의 ‘박 터지는’ 외야 경쟁에 합류했다. 두산에서는 2005년 불펜의 쌍끌이였던 이재우와 이재영이 나란히 2월 공익근무를 끝마치고 복귀한다. 지난해 임태훈에 대한 의존도가 짙었던 두산 불펜은 2005년 홀드왕 이재우와 이재영의 동반복귀로 한층 더 부담을 덜고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와 KIA에서도 기대되는 군제대 선수들이 많다. 한화는 조규수·문용민·박노민·최진행·신종길 등이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조규수·문용민·박노민은 현재 스프링캠프에서 참가해 담금질에 여념이 없고 최진행과 신종길도 부족한 야수진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10대 에이스’로 활약한 조규수와 포수 박노민이 얼마나 팀에 힘을 보탤지가 관건. KIA에서는 유동훈·김주철·이영수가 복귀했다. 유동훈은 2004년 KIA에서 특급 셋업맨으로 활약한 전력이 있어 경찰청에 입대한 신용운의 공백을 잘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2006년 2군 리그 4할 타자였던 이영수도 이현곤의 백업 3루수로 주목된다. 한편, 지난해 김상현과 이동현이 군에서 제대했던 LG는 두드러지는 군제대 예비 전력이 없다. 지난해 경찰청에서 6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푼3리·13홈런·37타점을 기록한 내야수 김태완의 복귀가 눈에 띈다. ‘제8구단’ 센테니얼에서는 전 현대 소속으로 지난해 군에서 제대한 투수 이정호가 있다. 군제대파, 기대대로 해줄까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군제대 선수들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호준·채상병·윤성환 외에도 롯데 임경완과 김주찬도 각각 투타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대에 못 미친 선수들이 더 많았다. 이영우(한화)와 김상현(LG)이 대표적이었다. 이들 외에도 구자운·정성훈·유재웅·이경필·노경은(두산), 김영수·강혁(SK), 마정길·박정진(한화), 이상렬·마일영(현대), 고우석(KIA) 등이 기대이하였다. LG 이동현은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으로 아예 마운드에도 오르지 못했다. 정상호(SK)와 윤재국(두산)도 반짝하고 말았다. 특히 이영우의 부진이 시사하는 바가 컸다. 군입대 전까지 9시즌 통산 타율 3할1리를 기록할 만큼 검증된 타자였던 이영우는 그러나 복귀 첫 해 2할3푼8리라는 생애 최악의 타율을 기록하고 말았다. 입대 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를 쳤던 홈런은 단 하나도 없었다. 2년간의 공백기는 천하의 이영우도 어쩔 수 없을 정도로 길었다. ‘검증된 3할 타자’ 이영우도 복귀한 이후 적응하는 데 상당 시간이 걸렸던 만큼 나머지 선수들의 복귀 이후 활약은 확신할 수가 없다. 이영우처럼 공익근무로 실전 감각을 잃은 선수들에게는 더욱 더 그렇다. 김상현의 사례는 2군 성적이 액면 그대로 믿을 것이 못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6년 상무 소속이었던 김상현은 2군 리그의 괴물 타자였다. 74경기에서 타율 3할6푼3리·23홈런·70타점으로 활약했다. 홈런·타점 1위에다 타격 3위였다. 홈런 23개는 2군 리그 신기록. 그러나 지난해 복귀한 김상현의 성적은 121경기 타율 2할3푼5리·7홈런·41타점으로 군입대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3루 수비에 대한 부담도 변함없었다. 시즌 초반에는 괜찮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1군 투수들로부터 변화구 약점을 집중공략당해 2군 성적을 무색케 했다. 투수들은 몸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둔 윤성환과 임경완은 철저한 훈련으로 몸관리를 잘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윤성환의 경우에도 복귀 전까지 잔부상으로 고생해 2년간의 공백기가 만만치 않음을 실감했다. 구자운과 정성훈 역시 부상으로 시즌 중 낙오됐다.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몸 근육이 탈을 일으키는 경우가 잦았다. 또 이상렬이나 이경필처럼 과거 피칭감각을 잃어버린 선수들도 더러있었다. 군제대 선수들에게 2년의 공백기와 1군 무대와의 유리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지난해 경찰청 시절 곽용섭과 상무 소속이던 박석민.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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