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가 수비 축구라는 평가를 듣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상당히 서운했나 보다. 울산 현대의 ‘덕장’ 김정남(65) 감독은 수비 축구라는 세간의 평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2일 오후 울산 선수단이 동계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강동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목청을 높여가며 선수들을 강하게 조련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우리더러 수비에 치중한다고 하는데, 지금껏 잠궈버리는 축구를 한 적이 없다”면서 “비록 많은 골은 넣지 못했지만 수비에 치중한 적은 없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지난해 울산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2경기를 포함해 총 28경기를 치르는 동안 37골을 넣었고, 24골을 내줬다. 우승팀 포항이 31경기를 치르며 35골을 넣은 것보다 골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은 언젠가부터 ‘수비 축구’란 오명을 받아왔고, 김 감독은 하도 많이 들어 이골이 날 지경이라고 했다. “수비 축구란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려 한다”던 김 감독의 표정에는 안타까운 심정이 그대로 묻어났다. 작년 울산은 이천수가 시즌 중반 네덜란드로 이적하며 유일한 공격 옵션 우성용이 고군분투해야 했다. 워낙 공격수가 없었던 것도 오명을 듣게 된 한 이유였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 다행히 올 시즌 전망은 밝다. 무엇보다 공격력이 배가됐기 때문이다. 브라질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로 대전에서 활약한 브라질리아와 대구 FC의 주고 루이지뉴를 데려왔다. 이날도 김 감독은 강동구장서 선수들에게 강한 프레싱과 더불어 적극적인 공간 침투를 거듭 주문, 공격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었다. 올 시즌 김 감독의 목표는 오직 하나다. K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것. 지난 2005시즌 정상에 올랐던 울산은 이후 K리그에선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짧았던 기다림. 이제 울산은 국내 무대를 다시 한 번 정복하고, 더 나아가 아시아 무대를 석권하겠다는 나름의 확실한 비전을 꿈꾸고 있었다. 김 감독은 “부상 등 불의의 상황이 닥치더라도 대처할 만한 여러 옵션을 갖추게 됐다”면서 “전체 전력은 지난해보다 한층 높아졌다. 틀림없이 뭔가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울산은 오는 5일 홍콩 칼스버그컵에 출전하기 위해 출국길에 오른다. 해외전훈에 참가할 23명 명단도 거의 확정했다. 이어 대회를 마치고 10일 일본 가고시마로 전훈지를 옮긴다. 국내 마지막 달금질에 여념이 없던 김 감독은 한마디 덧붙였다. “이제 울산이 막연한 수비 축구란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확실한 공격 축구를 표방하겠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