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의 힘, 그녀는 어디서건 뿔낸다
OSEN 기자
발행 2008.02.03 08: 45

자리를 이리 저리 옮겨도 늘 화제와 인기를 몰고 다닌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TV 3사의 역대 간판 드라마 목록들에는 그녀의 이름이 함께 한다. 10년 세월도 버티기 힘들텐데 20여년을 한결같다. 국내 방송 작가 세계의 대모로 불리는 김수현이 힘을 갖는 배경이다. 김수현 작가가 또 대형사고를 준비하고 있다. 2일 첫 방송이 나간 KBS 2TV 새 주말연속극 '엄마가 뿔났다'로 같은 날 함께 막을 올린 드라마 왕국 MBC의 경쟁프로 '천하일색 박정금'을 시청률에서 더블 스코어 가까운 차로 눌렀다. 양쪽 드라마 출연진이 비슷하게 화려했고 시청자 입소문은 아직 돌기 전이었던만큼, 김수현 작가의 이름값이 큰 몫을 했을 것이라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분석이다. AGB닐슨 집계 결과, '엄마가 뿔났다'는 전국 시청률 24.8%로 '천하일색 박정금'의 14.3%를 크게 눌렀다. 바로 전 시간대 프로에서는 MBC가 예능계의 최강자 '무한도전'을 앞세워 26.4%를 기록했고 KBS2는 '스펀지 2.0'이 11.1%에 그쳤다. 따라서 상당수 시청자가 '무한도전'이 끝난후 채널을 돌린 셈이다. 바로 전 시간대 프로의 지원은 열악했지만 주말극 시장에서의 KBS 오랜 강세 현상은 김수현에게 막강한 도우미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주말드라마의 승자도 KBS였기 때문. 2007년 1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주말드라마 ‘행복한 여자’는 전작 ‘소문난 칠공주’의 후광에 힘입어 20%를 넘는 시청률로 산뜻한 출발을 하더니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행복한 여자’의 경쟁작 MBC 주말드라마 ‘누나’와 ‘문희’는 10% 전후의 시청률을 오가며 주도권을 뺏겼다. ‘행복한 여자’ 후속으로 지난 7월 28일 첫 방송을 시작한 ‘며느리 전성시대’ 역시 20%가 넘는 시청률로 시작을 하더니 약 4개월 만에 30%의 시청률을 넘기며 주말드라마의 주도권을 지켰다. 동 시간대 방송되는 MBC 주말연속극 ‘깍두기’는 10%대의 시청률을 유지했다.. MBC로서는 일년 내내 KBS와의 주말드라마 한판 경쟁에서 패한 것이고 KBS로서는 전작의 후광에 힘입어 시작한 드라마의 주도권을 계속 잘 지켜낸 셈이다. 김수현의 이름을 내건 '엄마가 뿔났다' 역시 이같은 분위기 효과를 상당부분 누린 것으로 보인다. ‘엄마가 뿔났다’(정을영 연출, 삼화네트웍스 제작)는 김수현 드라마의 단골 손님 김혜자외에 신은경이 나섰다. 신은경은 지난 6월 ‘불량커플’(SBS)로 8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해 남다른 열정으로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했다. 신은경은 ‘엄마가 뿔났다’에서 독신을 고집하는 이혼전문 변호사 나영수 역을 맡았다. 김수현 작가는 전작 ‘내 남자의 여자’에서 보여준 필력 그대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예정이다. 김수현 작가가 오랜 파트너 정을영 피디와 다시 손잡은 것도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내 남자의 여자’ ‘부모님 전상서’ ‘목욕탕집 남자들’ 등에서 호흡을 맞추며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두 사람이 ‘엄마가 뿔났다’에서 재회했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성공을 가늠케 한다. ‘엄마가 뿔났다’는 한 가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엮은 코믹 가족극이다(50부작). KBS가 김수현을 앞세운‘엄마가 뿔났다’의 초반 기세를 이어가며 올해에도 주말드라마의 왕좌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MBC가 ‘천하일색 박정금’의 대역전극으로 설욕할 수 있을 지가 궁금해 진다. mcgwirel@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