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김승현(30, 대구 오리온스)은 '명불허전' 이었다. 김승현은 지난 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 서울 SK와 경기서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김태술과 첫 맞대결을 펼쳤다. 그동안 김승현의 허리 부상으로 인해 두 특급 포인트가드는 한 번도 코트서 만나지 못했다. 시즌 첫 경기서 부상을 입고 약 2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 김승현이 부상서 회복 후 지난달 9일 SK와 경기에 출전했으나 당시에는 김태술이 허리 통증으로 결장해 맞대결이 성사되지 못했다. 2일 경기 시작부터 매치업이 이뤄진 둘의 대결서 김승현이 우위를 보였다. 오리온스는 김승현의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받아 외곽슛이 불을 뿜었고 이를 통해 전반 한때 20점차 앞서며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김승현은 이날 전반과 후반 각각 8개씩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8득점 16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 김태술을 압도했다. 특히 역대 세번째로 개인 통산 2500 어시스트를 돌파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SK의 4쿼터 맹추격에 오리온스는 뒷심 부족으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김승현의 기록도 결국 빛을 잃고 말았다. 이날 경기 후 김태술은 "역시 김승현 선배는 대단한 선수"라며 혀를 내둘렀다. 또 "부담을 느끼고 경기에 임했다"며 "김승현 선배가 힘이 좋고 순간적인 스피드가 대단하기 때문에 막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특히 손이 굉장히 빨라 드리블할 때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했다. 김승현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오리온스는 이날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18일 LG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원정경기 15연패의 늪에 빠졌다. 그러나 휴식기 동안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온 김승현이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라고 할 수 있다. 과연 김승현이 오리온스를 어떻게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