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안양 KT&G 주희정은 시즌 초 “황진원만 득점에 가세해주면 우리는 더욱 무서운 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KT&G는 특히 공격에서 외국인선수에 대한 높은 팀이다. 외국인선수 득점 비중이 48.9%로 창원 LG(51.0%) 다음으로 높다. 국내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는 선수도 평균 11.9점을 올리고 있는 포인트가드 주희정이다. 외국인선수 2명과 주희정을 제외하면 평균 두 자릿수 득점원은 전무하다. 최근 KT&G가 8경기에서 3승5패로 부진한 것도 표면적으로는 외국인선수들의 부진이 컸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외국인선수들이 흔들리면 국내선수들도 함께 무너진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KT&G의 국내선수들은 수비와 속공가담에서 무서운 위력을 발휘했지만 공격에 너무 소극적이었다. ‘특급신인’ 양희종도 수비에서와 달리 공격에서는 기여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7년차 베테랑 황진원(30·188cm)이 KT&G 국내선수 득점 가뭄을 해결할 단비로 떠올랐다. 황진원은 올 시즌 38경기 모두 출장해 평균 8.3점을 기록하고 있다. 팀 내에서 챈들러-커밍스-주희정 다음으로 많은 득점이다. 하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평균 14.0점으로 득점이 상승했다. 외국인선수들이 부진한 사이 황진원의 득점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이 기간 동안 3점슛을 평균 2.0개나 성공시켰고 3점슛 성공률은 무려 71.4%에 달했다. 게다가 자유투도 23개나 얻어내 20개를 성공, 자유투 성공률 87.0%를 기록했다. 3.0어시스트·2.8리바운드로 특유의 팀플레이와 궂은일에도 공헌했다. 올 시즌 KT&G는 황진원의 득점이 살아날 때마다 수월한 경기를 펼쳤다. 황진원이 15점 이상 올린 5경기에서 4승1패를 거뒀고, 황진원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13경기에서도 8승5패라는 호성적을 마크했다. 외국인선수들과 주희정에게 집중된 상대 수비를 덜어내는 데 황진원이 톡톡한 기여를 한 결과다. 황진원은 날카로운 골밑 돌파와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3점슛도 나쁘지 않다. 올 시즌 3점슛 성공률도 42.2%로 높은 편이다. 2002-03시즌 코리아텐더 시절에는 평균 14.6점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수행할 정도로 공격력이 탁월하다. 코리아텐더를 떠난 후에는 수준급 공격력을 아끼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황진원은 “공격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벤치에서 적극적으로 하라고 주문하신다”고 말한다. 하지만 황진원은 “경기 전에는 항상 공격보다 수비를 먼저 하겠다는 마음이다. 팀이 우선이고, 팀이 좋아졌을 때 개인적인 욕심을 내겠다”고 말할 정도로 팀 플레이어로서 사명감이 대단하다. 황진원의 탄탄한 수비력은 수비의 팀 KT&G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빛이 더욱 찬란하게 발하기 위해서는 공격에서도 황진원이 더욱 적극적으로 가담할 필요가 있다. 성적과 기록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