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인천 전자랜드가 4시즌 만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해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리온 트리밍햄과 주태수가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몰고 오며 지난 주말 전주 KCC와 서울 SK를 차례로 꺾은 전자랜드는 20승19패로 5할 승률을 회복, 6위 SK와 격차를 1.0게임으로 좁혔다. 휴식기 이후 전자랜드의 상승세에는 유력한 기량발전상(MIP) 후보자 이한권(30·198cm)이 한 몫 하고 있다. 이한권은 지난 2일 KCC와 원정경기에서 종료와 동시에 승부를 가르는 결승 중거리슛을 작렬시키며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이한권의 한 방으로 전자랜드는 KCC에 76-7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한권은 지난해 12월 5일 부산 KTF와의 홈경기에서도 결승 버저비터 중거리슛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이한권은 3일 SK와의 홈경기에서도 이한권은 25분24초를 소화하며 3점슛 3개 포함 국내선수 중 가장 많은 13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한권은 올 시즌 34경기 중 30경기에 선발출전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선발출전이다. 출전시간도 경기당 28.1분으로 데뷔 후 가장 많다. 평균 득점도 12.1점으로 역시 데뷔 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전자랜드 국내선수 중 가장 많은 평균 득점으로 국내선수 득점랭킹에서도 전체 6위에 해당하는 고득점이다. 지난 3시즌 동안 평균 5.9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는 것을 감안할 때 그야말로 괄목상대. 3점슛도 평균 2.03개로 전체 6위, 3점슛 성공률도 43.4%로 전체 4위에 올라있다. 낙생고-성균관대 시절 정훈(KCC)-진경석(KTF)과 함께 막강 트리오로 활약했던 이한권은 슛이 좋은 빅맨으로 명성을 떨쳤다. 지난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SK에 지명됐다. 데뷔 첫 해 평균 9.2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팀 내 입지가 좁아들었고 군복무로 2년간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군복무 중 KTF로 트레이드됐고, 군에서 제대하고 복귀한 지난 시즌 KTF에서 벤치워머의 역할에 만족했다. 하지만 오프시즌 다시 전자랜드로 트레이드됐고 이것이 이한권에게 새로운 기회가 됐다. 조우현·김성철 등 베테랑들의 부상 공백을 틈타 개막전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은 이한권은 장신 포워드로 이규섭(삼성)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발전했다. 물론 이규섭의 폭발력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지만 그만큼 발전했다. 정확한 3점슛과 활발한 미들 라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큰 신장을 이용한 타점 높은 ‘고공 점프슛’은 쉽게 막을 수 없는 이한권의 무기로 자리매김했다. 빈약한 웨이트로 포스트 플레이가 약하고 수비가 떨어진다는 것이 약점이지만 충분히 보완 가능한 부분이다.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은 “이한권은 이제 식스맨이 아니라 주전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한다면 충분히 좋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전자랜드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베테랑 포워드 김성철이 복귀했지만, 이한권의 시간을 뺏기는 쉽지 않아졌다. 시즌 중반 체력적으로 부치는 기색이 역력했던 이한권은 8일간의 휴식기로 원기를 재충전했고, 이제는 ‘6강 플레이오프 앞잡이’로 급부상했다. 과연 이한권이 팀의 새로운 주역으로서 전자랜드를 4년 만에 6강 플레이오프의 길로 인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