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규율 선택' 카펠로호, 출항 준비 완료
OSEN 기자
발행 2008.02.06 08: 37

[OSEN=런던, 이건 특파원] 신임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새로운 잉글랜드 대표팀이 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스위스와 평가전을 시작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안으로는 지난 유로 2008 예선 통과 실패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밖으로는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2010 월드컵 예선을 위해 잉글랜드에 스위스전은 상당히 중요하다. 승리할 경우 모든 것을 잊고 새 출발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시작부터 삐그덕거릴 것이기 때문이다. 카펠로 감독은 우선 초반 기선 제압에는 성공한 듯하다. 지난 1일 그는 예비 엔트리 30명을 발표하면서 '실전 감각'을 이유로 데이빗 베컴을 제외했다. 모든 언론이 이에 대해 상당히 충격을 받은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등 잉글랜드 축구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모두 스위스전이 베컴의 100번째 A매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 바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카펠로 감독은 이름값 있는 기존 선수들보다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을 대표팀으로 불렀다. 그는 취임 이후 하루도 거르지않고 프리미어리그와 FA컵 경기를 보러다니며 선수들을 물색했다. 이 결과 소속팀 경기에서 뛰지 못하는 폴 로빈슨, 데이빗 베컴 등을 과감히 제외했다. 반면 가브리엘 아그본라호르, 스콧 카슨, 개러스 배리, 애슐리 영 등을 선발했다. 비록 아그본라호르는 지난 주말 풀햄과의 경기에서 부상으로 대표팀에 빠졌지만 이름값보다는 리그에서의 경기력을 대표팀 선발 기준으로 하겠다는 카펠로 감독의 의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카펠로 감독은 선수 선발 원칙 외에 또 하나의 칼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바로 '규율' 이었다. 영국 언론은 5일 오후 일제히 '카펠로의 법(Capello's law)라는 제목으로 대표팀 규범을 게재했다. 여기에는 ▲ 에이전트, 친구 등의 숙소 방문 금지 ▲ 정시에 정해진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기 ▲ 짧은 반바지 차림 금지 ▲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 통화 금지 ▲ 잉글랜드 트랙슈트를 입거나 정장 차림 고수 ▲ 플레이스테이션 금지 등의 항목이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에 투지를 불어넣겠다" 라고 밝힌 것을 실행에 옮긴 것이었다. 이렇게 기선을 제압한 카펠로 감독은 스티븐 제라드를 스위스전 주장으로 임명했다. 제라드가 정신적으로나 전술상으로 가장 중요한 선수라는 것이 카펠로 감독의 생각. 카펠로 감독은 "제라드는 모든 선수들에게 정신력을 불어넣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수" 라고 말했다. 제라드같이 투지가 넘치는 선수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선수단 전체를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사전 준비를 완벽하게 끝낸 카펠로 감독과 새로운 잉글랜드 대표팀. 과연 이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잉글랜드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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