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김영환, KTF 주축으로 '자리매김'
OSEN 기자
발행 2008.02.06 09: 28

[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빛나는 부산 KTF가 올 시즌에는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 중이다. 시즌 전에만 하더라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분류됐으나 외국인선수 선발 실패와 조직력 부재로 5라운드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시점에서도 15승24패, 승률 3할8푼5리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전체 8위를 마크하는데 그치고 있다. 6위 서울 SK(21승18패)와도 승차가 6.0게임이나 난다. 사실상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들어졌다. 하지만 KTF는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신인 김영환(24·195cm)이 그 주역이다. 김영환은 올 시즌 35경기에서 경기당 18.4분을 소화하며 평균 7.1점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신인으로서 평균 7점을 올린다는 것은 예년 같았으면, 신인왕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될 만한 훌륭한 성적이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대형 신인들의 대거 출현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위권으로 처진 팀 성적도 한 요인이다. 그러나 김영환은 보이지 않게 조금씩 팀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팀 내 최다득점 경기가 외국인선수 칼 미첼(16회) 다음으로 많은 5회로 특유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프로에서도 과시하고 있다. 김영환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내기 시작한 건 3라운드 말미였다. 외국인선수 제이미 켄드릭과 송영진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한 시점이었다. 지난해 12월 25일 창원 LG전부터 지난 5일 서울 삼성전까지 14경기에서 경기당 25.0분이라는 안정된 출전시간을 보장받았았고 평균 11.4점이라는 득점력을 뽐냈다. 신인선수 중에서는 함지훈(모비스·16.4점) 다음으로 많은 득점으로 국내선수 득점랭킹 10위에 해당할 정도로 고득점이다. ‘라이벌’ 양희종(KT&G)은 올 시즌 25.5분의 출전시간을 얻고 있지만, 평균 7.6점에 머물러있다. 고려대 시절부터 김영환은 대학무대에서 알아주는 득점기계였다. 특유의 폭발적인 외곽슛과 파워풀한 골밑슛으로 수비수를 제압했다. 과감히 골밑을 돌파하고 신장을 이용해 포스트업을 펼쳤으며 거침없이 외곽슛을 던져댔다. 뛰어난 탄력과 왼손잡이라는 이점도 적극적으로 살렸다. ‘1대1 귀신’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개인 공격력 하나만큼은 특급 수준이었다. 장신 포워드로서 큰 신장과 빠른 속공가담으로 전천후 공격수의 면모를 발휘했다. 2004년 농구대잔치에서는 리바운드왕을 차지할 정도로 높이도 수준급이었다. 그러나 특급대어들이 몰린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미끄러졌다. 당초 김태술·양희종·이동준·함지훈과 함께 드래프트 빅5로 분류됐으나 상위 지명권을 가진 팀들에게 외면받았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이유였다. 인천 전자랜드에 지명된 후 오프시즌에 KTF로 트레이드된 김영환은 시즌 초반에만 하더라도 양희승·송영진 등 베테랑들에 가려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주축 선수 부상으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다. 그리고 점점 KTF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록 초특급 동기생들에게 가리고 있지만 김영환은 데뷔 전부터 자신을 둘러싼 부상 후유증에서 말끔하게 벗어났다는 것을 코트에서 실력으로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대학 때 위력을 떨친 리바운드와 수비가 프로에서는 그 모습 그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아쉬움이다. 이는 대학과 프로의 수준 차이이기도 하다. 하지만 비교적 빠르게 성장 페달을 밟고 있는 김영환에게 올 시즌은 KTF 중심을 향한 성공적인 첫걸음이 되어가고 있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