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어떤 영화를 볼까 매표소 앞에서 고민하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겪기 마련. 더욱이 사전 준비 없이 무작정 영화관으로 나섰을 때, 어떤 영화가 재미 있고 없는지를 한 장짜리 화려한 홍보물만 갖고서 판단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서로 자기가 잘났다고 떠드는 대대적인 홍보문구에 한 두 번 속아봤을까. 이번 설 연휴기간에 상영되는 영화들을 보니 더욱 관객들의 고민을 크게 만든다. 8000원을 아무 영화에나 내줄 수는 없다. ‘무엇을 볼까?’ 설 연휴에 상영되고 있는 영화들을 살펴보니 갖가지 코드의 영화들이 즐비하다. 그 중 하나, 당신의 취향대로 골라보자. 지난해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 ‘리턴’으로 포석을 깔아 놓은 한국형 스릴러가 올해 1월 31일 개봉한 영화 ‘더 게임’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더 게임’은 개봉 첫 주 36만 1676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40여 년 만에 첫 주연으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변희봉의 카리스마와 신하균의 안정된 연기력이 조화를 이룬다. 신체강탈을 목적으로 한 한판 내기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 감동을 원해? 현재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며 개봉 4주차 300만 관객을 동원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있다. 이 영화의 포커스는 다이내믹한 경기 장면보다는 핸드볼만이 희망인 아줌마 선수들의 치열한 삶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의 결말을 알지만 마지막까지 그들의 금메달을 응원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감동 실화. 문소리 김정은 조은지 김지영 등 배우들 모두 진짜 핸드볼 선수마냥 치열하게 코트를 누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재미를 원한다면 현재 박스오피스 3위를 달리고 있는 코믹 영화 ‘원스어폰어타임’이 딱 이다. 배경은 1940년대 일제 치하 경성. 하지만 불우했던 시대를 읊조리는 영화가 아니다. 메가폰을 잡은 정용기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전작 ‘가문의 위기’ ‘가문의 부활’에서 보여줬던 다소 과장된 웃음의 코드들이 ‘원스어폰어타임’에서 적재적소에 들어맞으며 폭소를 자아낸다. 박용우 이보영의 보물찾기의 재미와 함께 성동일 조희봉의 콤비플레이가 관객들의 배꼽을 잡는다. crysta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