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나미, '결정적 증거' 7년간 보관한 이유는?
OSEN 기자
발행 2008.02.08 05: 23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무슨 이유 때문일까. 쓰레기통에 버려도 될 물건을 수년에 걸쳐 보관해온 저의는 무엇일까. 로저 클레멘스(45)에게 금지 약물을 주사할 때 사용한 피묻은 주사기와 의료용 거즈, 그리고 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이 담겼던 병들을 증거품으로 제출한 브라이언 맥나미의 행동이 석연치 않다. 미첼 위원회에 실토한 그의 주장에 따르면 맥나미는 클레멘스의 '동업자'였다. 클레멘스가 성적 향상을 위해 금지 약물을 필요로 하자 이를 뉴욕 메츠 구단에 출입하던 커크 래돔스키로부터 입수해 클레멘스에게 직접 주사했다. 당시 메이저리그의 약물 규제 방안이 거의 없었다 하더라도 발각되면 큰일나는 행동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누가 발견하기 전에 증거를 인멸하려 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맥나미는 문제의 물품들을 1, 2년도 아닌 수년에 걸쳐 보관해왔다고 주장했다. 미첼 보고서에 따르면 맥나미는 98, 2000, 2001년 클레멘스에게 스테로이드와 성장 호르몬을 직접 투입했다고 밝혔다. 가장 늦은 2001년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해당 물품들은 약 7년 동안 맥나미의 수중에 놓여 있던 것이다. 맥나미의 변호인은 "혹시 나중에 일이 벌어졌을 때 클레멘스가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을 부인할 수 있다는 생각에 증거품을 보관해왔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어폐가 있다.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발각될 경우 맥나미 역시 곤경에 처하게 된다. 단순히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없애야 할' 물건을 오랜 시간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맥나미와 클레멘스의 관계가 틀어지게 된 계기가 따로 있지 않느냐는 의혹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다시 말해 맥나미가 금지 약물을 투입하는 대가로 금전적인 대가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 관련 물건을 소장해왔다는 것이다. 만약의 경우 클레멘스를 협박하기 위한 '무기'로 삼기 위한 행동이 아니냐는 것이다. 맥나미는 큰병에 걸린 10살된 아들이 있다. 아들의 치료를 위해서는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한데 특별한 직업이 없는 그로선 주위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토론토와 양키스에서 훈련을 함께 했고, 돈이라면 남부럽지 않은 클레멘스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클레멘스는 메이저리그의 소문난 '짠돌이'로 알려져 있다. 절대 남을 위해 돈을 쓰지 않기로 유명한 구두쇠다. 매년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거액을 벌면서도 주위 사람을 위해서는 푼돈도 아까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 명의의 자선 재단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절세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확실하게 규명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현재로선 예단은 금물이다. 클레멘스와 맥나미의 진실공방은 시간이 지나면 결론이 드러나게 돼 있다. 지금은 맥나미가 검찰에 제출한 증거품도 실제 클레멘스에게 사용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모든 것은 수사당국의 발표가 있은 뒤에야 알 수 있다. 한편 클레멘스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국회의사당을 찾아 의원들과 만났다. 클레멘스의 변호인인 리차드 하딘은 "맥나미가 제출한 증거품은 쓰레기에 불과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맥나미도 변호인을 대동하고 의회를 찾아, 오는 14일(한국시간) 청문회에 대비한 사전 조사를 받았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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