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투계(鬪鷄)장서 닭을 죽음으로 내몰아 논란이 된 페드로 마르티네스(37.뉴욕 메츠)가 역풍을 맞고 있다. 9일(한국시간) ESPN의 보도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들(PETA)'은 마르티네스와 명예의 전당 헌액자 후안 마리칼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또 버드 실릭 커미셔너에게도 서한을 보내 모든 메이저리그 선수와 직원들이 동물 보호 프로그램에 참가해주기를 촉구했다. 미국동물애호협회(Humane Society of the United States) 역시 "메이저리그는 이들 투수의 부끄러운 행동을 나무라야 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리치 레빈 대변인은 아직 PETA로부터 편지를 받지 못했다며 "MLB는 어떤 종류의 동물 학대에도 반대한다. 하지만 지금은 한 개인에 관해 언급할 때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논란이 커지자 마르티네스는 긴급 성명을 통해 "사람들이 놀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투계는 도미니카 문화의 일부이며 합법이다. 투계를 지켜봐달라는 내 영웅 마리칼의 초청을 받아들였을 뿐이다. 나는 참관인이었지 참가자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르티네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동영상에는 마르티네스가 마리칼과 서로 닭을 싸움으로 내모는 장면이 있었다. 마르티네스의 소속팀 메츠는 논란이 불거지자 부랴부랴 보도자료를 배포, "공개된 동영상은 2년전에 촬영된 것"이라며 이번 겨울 일어난 일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메츠는 "우리는 동물에 대한 잔인한 학대를 용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선 투우나 투계 같은 활동이 합법이며 문화의 일부임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프로 스포츠계는 지난해 NFL의 슈퍼스타 마이클 빅의 동물 학대로 큰 곤욕을 치렀다. 애틀랜타 팰콘스의 스타 쿼터백 빅은 자신의 사유지에서 투견을 사육하다 싸움에서 진 개들을 전기사, 익사 등 갖가지 끔찍한 방법으로 죽여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빅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마르티네스의 행동이 논란이 되면서 미국내 여론이 또다시 들끓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 게재된 동영상에 의하면 마르티네스는 도미니카 공화국 수도인 산토도밍고의 한 투계장에 특별 초청 위원으로 참가, 마리칼과 함께 투계를 시연했다. 이 가운데 마르티네스의 닭은 싸움에서 졌고, 끝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지난 6일 공개된 동영상이 논란이 되자 유튜브는 8일 '과도한 폭력'을 이유로 해당 동영상을 삭제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