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리그로 명성을 드높이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모든 클럽들이 동의한 가운데 오는 2010-2011시즌부터 10경기가 해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지난 8일(한국시간) 전 클럽의 압도적인 지지속에 일부 경기를 해외에서 치르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는 2011년 1월부터 추가 일정이 적용될 전망이다. 현재 20개 클럽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총 38경기를 치러 순위를 결정하는 프리미어리그는 만약 '인터내셔널 대회'로 명명되는 추가 경기까지 치를 경우, 이 대회 결과까지 리그 성적에 반영키로 결정했다. FIFA(국제축구연맹)와 UEFA(유럽축구연맹)가 맹비난을 퍼붓고 있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리그인만큼 앞으로 국제 스케줄을 확대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해외 TV중계권 판매가 가장 큰 이유였다. 리그 사무국은 지난 2001년만 해도 1억 7800만 파운드(약 3220억 원)였던 중계권료가 오는 2010년에는 6억 2500만 파운드(약 1조 12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의 묘미는 현장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첼시 등 굵직한 빅 클럽들이 해외 리그 스케줄을 벌인다는 소식에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도 한국이 리그 개최지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모아진다. 아직 서울 등 한국의 대도시는 후보지로 거론되지 않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프리미어리그 해외 개최지 후보군으로 아시아를 집중 거론하면서도 한국은 배재했다. 유력 통신사인 는 미국의 로스앤젤러스, 호주 시드니, 중국 베이징 등을 후보지로 꼽았고 이나 등은 UAE 두바이와 중국 베이징, 태국 방콕, 일본 도쿄 등을 선정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상 후보지일뿐, 결정된 것은 없다. 사실 프리미어리그 클럽에게 한국은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새벽녘 박지성의 맨유 경기의 생중계 시청율이 무려 3%에 달한다. 좀 더 이른 시간, 가령 오후 9~11시에 열리는 경기들은 순간 시청율을 포함해 거의 5~6%에 육박한다. 어지간한 축구팬들은 EPL 레플리카를 한벌쯤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프리미어리그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 투어를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맨유나 첼시 등의 방한 경기에는 대표팀의 A매치가 조금도 부럽지 않을만큼의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했다. 이렇듯 한국의 대도시가 프리미어리그 개최지가 될 잠재성은 이미 갖추고 있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한국이 자칫 프리미어리그의 수익 창출만을 위한 하류 무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부분이다. 즉, 축구라는 세계적인 산업에서 한국과 프리미어리그가 대등한 위치에서 공존하는 동반자가 아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종속 관계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 여러 선수들이 진출해 있는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흥미와 관심은 분명 한국 축구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인터내셔널 라운드' 개최를 위해 우리가 지닌 역량 전부를 쏟아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