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없는’ 허정무호, 심판대에 올라서다
OSEN 기자
발행 2008.02.10 08: 23

바야흐로 진정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해외파가 없더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허정무호다. 지난 9일 오후 파주NFC에 재소집된 대표팀은 오는 13일까지 국내서 훈련을 진행한 뒤 제3회 동아시아 선수권 대회가 펼쳐질 중국 충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대회는 17일부터 23일까지 치러진다. 솔직히 대표팀의 전력이나 수준은 높은 편이 아니다. 지난 6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을 마친 뒤 허정무 감독이 “사실상 2진급”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대표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 핫스퍼) 설기현(풀햄FC)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3인방이 모두 빠졌다. 뿐만 아니라 얼마전 극적으로 잉글랜드 챔피언십 무대에 안착한 플레이메이커 김두현(웨스트 브롬위치)도 제외됐고, 러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오범석(포항)도 엔트리서 배재됐다. 지난해 일본 J리그 빗셀 고베로 이적한 주장 김남일을 제외하면 현재 소집된 21명의 대표팀 전원이 국내 K리거들로 구성돼 있다. 전 포지션에 걸친 대대적 변화가 예견되는 대목. 아직 완전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국내파 선수만으로는 안된다는 막연한 선입견마저 존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칠레전 졸전(0-1 패)은 이같은 불신을 더욱 키웠다. 물론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 대표팀이 칠레전을 준비할 수 있도록 주어진 시간은 고작 이틀. 비시즌이기 때문에 컨디션도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정상적인 경기는 무리였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투르크메니스탄전까지 준비하면서 좀 더 긴 시간을 함께 했고, 이번 동아시아 선수권에 대비해 앞으로 일주일 가량 손발을 맞춰갈 예정이다. 막연한 불안감과 불신을 심어주는 결정적 이유로 꼽히는 대표팀의 고질병 ‘저조한 득점력’도 허 감독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현 대표팀의 유력한 공격 옵션인 박주영(서울) 조진수(제주), 측면 요원 염기훈(울산) 등의 발 끝에 기대를 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할 중국, 일본, 북한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동아시아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이 이들을 극복하지 못하면 아시아 강국으로서의 위신과 위상은 추락할 수 밖에 없다. 큰 틀에는 변함이 없지만 중요한 국제 무대에 다시 한번 도전하는 대표팀. 성적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내용으로 더욱 알찬 결실을 맺기를 축구팬들은 희망하고 있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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