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가수들이 연기자를 겸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좀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주인공들이 있다. 신성우(40)와 이현우(42)가 그렇다. 이들은 아이들 그룹 멤버로 인기를 모으다가 나이나 이미지 등의 이유로 그룹활동이 한계에 다다랐을 무렵, 연기자로 전향하는 젊은 가수들과는 좀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 그룹에 김종서(43)도 이름을 넣어야 될 듯하다. 신성우와 이현우, 김종서는 일단 반평생을 가수로 살았던 이들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연기자로 돌아설 것 같지 않았던, 가수로서의 색깔이 더 짙었던 이들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연기자 겸업을 두고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그 영역이 독특하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딱히 연기를 잘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기성 연기자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색깔을 보여준다. 이현우는 한 제작발표회에서 농반진반으로 이런 말을 했다. “내 연기의 변화를 알아주는 이는 어머니밖에 없다”고. 어떤 연기를 해도 그 색깔이 하도 강해 비슷한 캐릭터로 보인다는 투정이었다. 매 배역마다 미세한 변화도 있다는 항변이기도 했다. 9일 첫 방송된 SBS TV 주말극장 ‘행복합니다’ 속의 김종서도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다. 김종서의 연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청자들은 ‘매우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기도 자연스럽고 툭툭 던지는 대사들이 맛깔스럽다는 평이다. 게다가 인터넷 홈페이지의 시청자게시판에는 인물명을 딴 ‘준기종서’라는 애칭도 등장하고 있다. 물론 김종서의 팬들이 붙여준 애칭이겠지만 ‘연기자 김종서’에 대한 평가는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는 정서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김종서의 연기를 ‘뛰어났다’고 평가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연기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김종서만의 독특한 색깔이 어필했다’는 결과는 얻을 수 있겠다. 물론 ‘성공적인 연기자 변신’이라는 수식도 가능한 수준이다. 김종서만의 연기 세계는 연출자(장용우 PD)와의 대화에서도 어느 정도 예견이 됐다. 김종서는 최근의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특별히 연기 연습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이유가 “감독의 주문”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성 연기에 물들지 않은, 싱싱한 그 무엇을 감독은 얻고자 했고 김종서는 그 요구에 충실히 따랐다. ‘있는 그대로의’ 김종서 연기가 신선했다고 느낀 팬들이 많다면 김종서와 장용우 감독의 판단도 옳았다고 볼 수 있겠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