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선수들은 자기 주장이 뚜렷해요. 이제는 무조건적으로 선배들 말을 듣지 않아요”. 제8구단으로 창단을 준비중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현대 유니콘스 선수단은 경기도 고양시 원당구장에서 지난 10일 오후 4시 훈련이 끝난 뒤 8시까지 마라톤 미팅을 가졌다. 미팅 전 고참 선수 4명(김동수 전준호 정민태 이숭용)이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장과 가진 면담 내용을 놓고 선수들 간에 난상 토론이 벌어졌다. 이 자리에서 선수단은 “100%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도 잘 안다. 다만 우리가 완벽하게 믿을 수 있도록 센테니얼 측이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센테니얼이 KT처럼 실체가 있는 회사도 아닌 상황인데 그들은 구조조정만 언급하고 있다. 가뜩이나 선수들이 불안한 마당에 걱정이 더 늘었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고용승계 부문에 있어서는 하 총장의 말처럼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으나 센테니얼의 실체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선수단의 마라톤 미팅을 마친 후 한 고참 선수는 “외부에서는 우리 고참들이 자기들 살려고 젊은 선수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잘못된 곳으로 이끌고 있다는 말들이 많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요즘 선수들은 자기 주장이 뚜렷하다. 젊은 선수들 대부분이 센테니얼의 실체와 조치에 불안해하고 있다. 고참들 보다도 더 강경하다. 그래서 미팅이 길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음에 센테니얼이나 KBO와 면담을 가질 때는 중견 선수들도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 젊은 선수들이 이처럼 강경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2가지이다. 그동안 함께 마음고생을 한 것은 물론 자신들의 기량 향상에 도움을 준 코칭스태프가 줄줄이 해고되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 고참들보다 더욱 크다. 또 고참들보다 상대적 박탈감이 더 심하다. 고액 연봉자인 고참들은 FA 계약 등으로 혜택을 본 선수들이지만 중고참과 신예들은 선배들 만큼 혜택을 누리기 힘들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센테니얼은 비용 절감을 공공연히 언급하며 선수단 연봉은 물론 다른 혜택도 줄이겠다고 밝히고 있으니 젊은 선수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센테니얼이 어느 정도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인지 조차 알 수 없어 선수들은 불투명한 미래에 답답해하고 있다. 그래서 선수들은 센테니얼이 창단 가입금(120억 원)을 납입하는 등 정식 창단 절차를 제대로 밟을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sun@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