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내용물에 화려한 포장지 일색.' 각 지상파 방송사별로 하나씩 있는 연예 뉴스 프로그램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속을 한번 들여다보자. 구성된 코너의 대부분이 자사 프로그램 홍보성 뉴스이거나 연예인들의 가십만을 다루는 내용이 대종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반대로 케이블 연예 뉴스 프로그램을 살펴보자. 오히려 지상파 방송사가 해야할 심도있는 기획이나 분석적인 코너를 여기저기서 시도하고 있음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tvN의 'Enews(이뉴스)'다. 지상파 방송사 연예 프로그램들이 영화나 드라마, 앨범 홍보를 연예 뉴스에 이용하고 있을 때 'Enews'는 하나의 연예 뉴스에 여러 꼭지를 달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기획취재에 비중을 둔다. 각각의 코너를 한번 비교해보자. KBS2의 '연예가중계'는 '게릴라데이트', MBC '섹션TV 연예통신'이 '인기검색어 핫7', SBS '생방송 TV연예'가 '조영구가 만난 사람' 등 대부분이 연예인들의 가십거리 위주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반면 tvN은 쉽게 볼 수 없는 스타의 최근 근황이나 연예계 의문의 사건들을 추적하는 '신상정보유출사건', 마약혐의나 성추행 사건과 같이 연예계의 큰 사건이나 묵직한 이슈들을 사후 집중 취재하는 코너인 '미공개취재파일 after', 연예계의 비화들을 묶어 보도하는 '약간 위험한 취재' 등 비교적 연예가의 일들을 심층적으로 다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흔적이 보인다. 'Enews' 제작진은 "발품이 많이 들고 어렵더라도 신변잡기 보도보다는 기획 취재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실제 연예인 화보촬영이나 제작 보고회 스케치 등은 잘 취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통 지상파 연예 정보 프로그램의 경우, 시기에 맞는 이슈를 신변잡기식으로 따라다니는 데 비해 시기와 상관없이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만한 소재를 기획 아이템으로 선정한다는 것. 또한 주 1회마다 한번 방영되는 지상파 연예 뉴스 프로그램에 비해 평일 매일 방송하는 케이블 뉴스 프로그램은 요일별로 다른 주제의 코너를 구성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신선함을 안겨준다. 지난 2004년 12월 새로운 형식의 연예뉴스를 표방하며 승부수를 던진 YTN스타의 '생방송 스타 뉴스' 또한 마찬가지. 사건사고에 관련된 연예계의 이슈를 직접 밀착취재하는 '기동취재'와 독특한 코멘트를 덧붙인 '뚜껑뉴스'라는 색다른 코너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생방송 스타뉴스' 제작진은 "매일 매일 벌어지는 연예계의 사건사고와 쏟아지는 홍보자료의 홍수 속에서 단순히 흥미만을 추구하거나 연예인의 신변잡기 위주로 흐르는 경향을 가급적 탈피하려 하고 있다"며 "분석적인 면과 비판적인 시각을 확대해 시청자가 원하는 정보를 공급하는데 충실하고 있다"고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채널 Mnet의 'Wide 연예뉴스' 또한 음악 방송을 시초로 성장한 방송사의 특성을 살려 음악, 가요를 베이스로 한 연예뉴스를 중심으로 특색을 잘 살리고 있다. 침체된 가요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다큐멘터리 코너인 '가요기획뉴스'가 바로 그것. 기자들이 출연해 사건 사고의 뒷 이야기를 기자의 눈으로 풀어보는 '기자방담'과 문제가 되지만 누구도 나서지 못하고 있는 연예계의 이슈를 심도있게 다루는 '하.지.마' 같은 코너도 눈에 띈다. '와이드 연예 뉴스' 제작진은 공중파와의 차별점으로 "제약이 많은 공중파에 비해 깊이 있고 자세한 취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아울러 "각 방송사별로 자사 프로그램만 다루는 한계에 비해 아이템만 좋으면 공중파든 여느 프로그램이든 모두 다루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처럼 한때 지상파 방송사가 누렸던 연예인에 대한 정보전달의 독점적 지위와 속보성은 이제 하루 24시간 연예뉴스를 내보내는 케이블TV 채널 등장으로 그 위치가 조금씩 쇠퇴해가고 있다. 그마저도 여전히 변화를 수반하는 형식이나 코너를 개발하기보다는 가십거리 중심의 보도로 케이블 방송사와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때 지상파 연예 뉴스들은 케이블 방송의 연예 뉴스프로그램들을 한번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 물론 케이블 연예 뉴스 프로그램도 100% 완전한 심층성보도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한번 방송되는 지상파의 연예 뉴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시청률의 영향 속에서 이런 저러한 가십거리에 치중할 수밖에 없을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케이블을 비롯, 지상파에서도 조금만 더 상세한 연예뉴스의 심층보도가 이루어진다면 단순히 연예계를 '가십거리의 장'이 아닌 '문화 예술의 장'으로 비치게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yu@osen.co.k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Mnet 'WIDE 연예뉴스', tvN 'Enews(이뉴스)', YTNstar '생방송 스타뉴스', KBS 2TV '연예가 중계', SBS '생방송 TV연예', MBC '섹션TV 연예통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