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 팬클럽의 관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정 아이돌과 인기 연예인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팬클럽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 활동이나 결성 방식은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이 팬클럽의 성격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가장 단적인 경우가 지난해 여름 전국을 휩쓴 '디 워' 팬클럽이다. 몇몇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사실상 기존의 팬클럽 역할을 대체했다. 전국 시도 단위별로 지부가 만들어졌고, 가입과 활동도 인터넷 상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게 특징이다. '디 워' 관련 기사나 평론에 수천개의 댓글을 올리고 자신의 블로그에 리뷰를 직접 쓰며 영화 평점에 동참하는 등 이들의 일사불란한 행동으로 '디 워'는 개봉 초반 바람몰이에 성공했다. 최종 스코어는 전국 800만명 관객을 동원해 2007년 최다관객을 기록하는 대성과를 거뒀다. 심형래 감독의 팬클럽과 '디 워'라는 영화 커뮤니티의 구분선이 애매모호해 진 것도 새로운 경향이다. 영화에서 '디 워' 바람이 불었다면 TV는 각 프로별 팬클럽이 대거 탄생했다. 최고 인기 예능 프로로 자리잡은 MBC '무한도전'은 '디 워'에 못지않은 팬클럽 스타일의 마니아들을 보유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KBS '1박2일' SBS '라인업' 등도 각각의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어 인터넷 상에서는 각자 좋아하는 프로에 따라 연일 설전과 댓글 논쟁이 벌어지는 중이다. 이렇듯 '핑클' 'SES' 'HOT' 등 아이돌 그룹과 소수 스타에 열광하던 팬클럽의 기세는 눈에 띄게 약해지고 이제는 특정 프로와 영화, 문화 현상 등에 열광하는 커뮤니티 방식의 마니아 집단이 인터넷을 매개체로 움직임을 함께하고 있다. 또 다른 온라인의 강점은 이합집산이 빠르고 간편하는 것이다. 가상공간의 탄생은 물리적으로 소요되는 에너지를 절감했다. 특히 한류 붐이 일면서 대외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스타들은 인터넷이라는 기술의 힘을 빌려 해외 팬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한류 스타와 각종 프로들의 공식 홈페이지가 이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니홈피 등의 개인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도 큰 힘을 보태는 중이다. 채팅도 스타와 팬의 관계를 진보하게 만든 중요한 수단이다. 인터넷이 설치돼 있는 곳이면 언제 어디서든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애용된다. 요즘은 채팅을 통해 스타와 팬이 만남의 자리를 갖기도 한다. 비록 가상공간 속에서의 만남이지만 채팅이 생긴 이후 이전보다 더 많이, 훨씬 더 수월하게 스타를 만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만은 분명하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