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TV 3사가 국보 제 1호 숭례문(남대문)의 전소 사건 보도를 너무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시청자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숭례문은 지난 10일 오후 8시48분 검거된 피의자 채모씨(69)의 방화로 불타기 시작해 5시간 후 석조 부분을 제외한 누각 전체가 전소됐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가의 보물 1호가 불에 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의 가슴도 시커멓게 타들어간 대재난이었다. 그럼에도 이날 화재 현장은 케이블 뉴스전문 채널 YTN이 생중계로 보도했을 뿐, 지상파 3사는 정규 방송을 계속하며 간간이 자막으로 속보를 전하는 데 그쳤다. 미국의 상징물인 자유의 여신상이 불타는 것이나 다름없는 국가의 재난 사건 현장을 국민에게 제대로 보여준 지상파 TV의 뉴스는 어디서도 찾을수 없었다. 특히 3사의 저녁 메인뉴스들은 당초 소방당국의 오판으로 화재가 조기 진화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을 일찍 종료하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그러나 숭례문을 집어삼킨 화마는 발화 2시간여 후인 오후 10시 40분쯤 2층 현판 5m 안쪽 지점에서 다시 거세지면서 목조 문화재에 치명적인 손상을 안겼다. 전국민과 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상파 TV는 각 채널별 전파의 점유 권리와 함께 의무도 갖고 있다. 국가적인 재난 시에 이를 빠르고 정확히 보도하는 것도 그 의무 가운데 하나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는 이를 책임질 의무가 다른 민영방송보다 더 강함에도 이번 숭례문 화재 보도에서 마찬가지로 뒷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KBS 뉴스 등 지상파 3사의 보도 프로그램들은 뒤늦게 남대문 전소 과정을 심층 보도했다. '서울 한복판에 있서 믿기지 않는일이 벌어졌습니다.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무너졌습니다. 먼저, 발화에서 전소까지의 과정을 OOO 기자가 보도합니다.(중략) 결국 대한민국 국보 1호는 화재 발생 5시간 만인 1시 55분, 완전히 주저앉고 맙니다. 2시 5분, 불은 모두 꺼졌지만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은 잿더미가 되고 난 뒤였습니다'.(KBS 뉴스) 소잃고 외양간 고치 듯 숭례문 화재의 보도 책임을 직무유기한 뒤에야 호들갑을 떨었던 셈이다. mcgwire@osen.co.kr KBS와 MBC 뉴스 홈페이지 자료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