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기자, "일하는 엄마의 죄책감 크다"
OSEN 기자
발행 2008.02.12 18: 14

MBC에 사표를 제출하고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일하게 된 김은혜 기자(37)가 "일하는 엄마가 갖는 죄책감은 뿌리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고 오는 3월 첫 돌을 앞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12일 오후 4시 45분 서울 여의도 MBC 경영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김은혜 기자는 “민주주의가 더 성숙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것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15년 동안 기자로서 국민의 소리를 듣는 최전선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국민들의 소리를 전하고 아픔을 위로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최근 청와대에서 영입제의를 받았으며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의 상의를 거쳐 제의를 수락하기로 결정했다. 김 기자는 앞으로 청와대에서 부대변인 자격으로 일하게 된다. 하지만 김 기자는 그동안 여러 인터뷰를 통해 기자가 천직이라는 말을 해왔던 터라 그녀의 이번 결정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김 기자는 “지금도 기자가 천직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취재를 통해 기자가 구현할 수 있는 길과 기자정신을 유지하면서 얻고자 하는 가치를 구현하는 것은 크게 동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자로서 간직했던 가치와 정신에 어긋나지 않게 정책적으로, 직접적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이 또한 기자정신의 구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MBC 차기 사장 후보에 응모하기 위해 ‘뉴스데스크’ 앵커직을 그만 둔 엄기영 전 앵커를 비롯해 김은혜 기자까지 유능한 기자 출신 인재들이 잇따라 사표를 제출하는 것과 관련해 김 기자는 “물리적으로는 MBC 안에 있지 않아도 MBC를 떠났던 유능한 선배들이 밖에서 더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회사를 자랑스럽게 빛내주신 분들이 많이 있다. 나 역시 떠난다고 해도 MBC라는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일하겠다”며 “내 인생에 있어 제 1의 출발이 MBC 기자였고 결혼과 아이를 출산한 것이 제 2의 출발이었다면 지금의 이 결정은 제 3의 출발이나 다름없는데 이는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열망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3월 아들을 낳은 김은혜 기자는 앞으로 청와대에서 부대변인으로 일하게 될 경우 육아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더욱 줄어들게 되는 것과 관련해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시종일관 당당히 소신을 전하던 김 기자는 아이와 관련한 질문에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아이는 굉장히 큰 고민 중 하나였다. 기자생활을 할 때도 아이를 잘 못봤는데 앞으로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 더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젯밤에 아이 얼굴을 보면서 못난 엄마를 용서해달라고 이야기했다. 아이는 자신의 옆에 오래 있어주는 엄마가 최고지 밖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를 것이다. 하지만 자랑스러운 엄마, 항상 밖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또한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말을 하면서도 일하는 엄마가 가지는 죄책감은 뿌리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화여자 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12월 보도국에 입사한 김은혜 기자는 1994~95년 사회부 경찰기자, 96~99년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를 거쳐 99년부터 2006년까지 ‘뉴스데스크’, ‘뉴스투데이’, ‘뉴스 24’ 등 각종 뉴스의 앵커로 활발히 활동으며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보도국 정치 1팀 외교통상부 출입기자로 일해왔다. hellow082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