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SK, 센테니얼 '반사효과' 기대되네
OSEN 기자
발행 2008.02.13 08: 27

아마도 ‘앓던 이’가 빠진 느낌이 아닐까. 현대를 모태로 제8구단으로 창단하는 센테니얼이 선수단과 진통 끝에 합의를 이끌어내고 제주도 전지훈련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창단 작업에 돌입했다. 불안하지만 올 시즌 8개구단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는 점에 팬들과 야구계가 안도의 한 숨을 내쉬고 있다. 기존 7개 구단들은 센테니얼이 추구하는 ‘네이밍 라이트’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성공 여부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SK 와이번스는 센테니얼이 ‘서울 구단’으로 안착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센테니얼도 SK가 2000년 창단할 때처럼 ‘인수가 아닌 창단’ 형식으로 팀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와는 관계가 단절된다. 이 점이 SK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SK는 그동안 인천에 자리잡은 구단이었지만 현대의 그늘을 지우는 데 많은 힘을 기울여야했다. 현대가 인천을 떠나 서울로 향하다가 중간기착지인 수원에 머물면서 SK는 인천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비록 현대가 인천을 떠났지만 많은 인천팬들에게는 섭섭함과 그리움을 동시에 주는 구단이었다. 현대가 인천의 전신팀들인 삼미-청보-태평양을 잇는 팀이었고 1998년 인천 구단 최초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맛보게 해 준 팀이었기에 인천팬들에게는 애증이 교차하는 팀이었다. 일부 골수 인천팬들은 현대의 수원구장까지 원정응원을 마다하지 않기도 하는 등 많은 현대 팬들이 인천출신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와 SK는 인천의 전-현 주인으로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양 구단은 은근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센테니얼의 출현으로 인천팬을 사이에 둔 SK와 현대의 라이벌 관계는 청산될 전망이다. 현대를 심정적으로 응원하던 대부분 인천팬들은 “현대가 사라지면서 SK가 진정한 인천의 주인이 됐다. 센테니얼과는 상관이 없다”는 반응들이다. SK로서는 더할나위 없이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인천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지역사회 활동으로 뿌리내리기에 심혈을 기울였던 SK로서는 팬들의 자발적인 성원을 기대할 만하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센테니얼이 인천 출신 코치들과 프런트를 정리, SK로서는 인천팬들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을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됐다. 센테니얼이 서울 구단으로서 두산이나 LG와 라이벌 구도를 만들려고 하는 시점에 가장 뿌듯해 하는 SK다. SK에게 ‘앓던 이’처럼 신경쓰였던 현대가 수원을 떠나 없어지게 되면서 진정한 인천의 ‘맹주’로서 인천팬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지난해 ‘스포테인먼트’로 관중몰이와 함께 창단 후 첫 우승의 위업을 일궈낸 SK가 올 시즌 목표로 세운 ‘100만 관중 돌파’에 센테니얼이 보이지 않은 힘을 보탤 전망이다. 반면 센테니얼은 많지는 않았지만 골수 현대팬들을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마음이 떠난 현대팬들이 이제는 다른 팀을 응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un@osen.co.kr SK가 지난 시즌 문학구장에 마련한 인천 지역 고교 동문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