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탬파베이, 류제국의 자리는 없나
OSEN 기자
발행 2008.02.13 14: 30

[OSEN=이상학 객원기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만년하위팀’ 탬파베이 레이스가 달라졌다. 지난해에도 변함없이 시즌을 일찍 마친 탬파베이는 오프시즌과 함께 곧바로 구단 명칭·로고·유니폼을 전격 교체했다. 종전 우울한 분위기를 풍겼던 녹색 바탕에서 벗어나 산뜻한 청색 계열로 바꿨다. 구단 명칭도 ‘데블레이스’에서 ‘레이스’로 간결하게 줄였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연봉 총액이 2400만 달러로 리그 최하위였지만, 올해는 4000만 달러에 육박한다. 창단 첫 5할 승률에 도전하는 탬파베이의 열기는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 류제국(26)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탬파베이는 창단 후 가장 큰 변화를 꾀하고 있다. 명칭·로고·유니폼만 바꾼 게 아니라 선수들도 투타에 걸쳐 과감한 전력 보강을 단행했다. 탬파베이로서는 말 그대로 파격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투수로는 마무리 트로이 퍼시벌, 타자로는 왼손 거포 클리프 플로이드가 대표적이다. 물론 두 선수 모두 하향세에 접어든 베테랑이라는 점에서 기대만큼 걱정이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퍼시벌은 은퇴 번복 후 세인트루이스에서 치른 지난해 후반기, 34경기에서 3승 방어율 1.80 WHIP 0.85로 부활 가능성을 보였다. 또한 델몬 영을 보낸 대신 가능성 넘치는 우완 투수 맷 가르자를 영입하며 마운드 높이를 끌어올렸다. 올해 탬파베이는 ‘에이스’ 스캇 카즈미어를 필두로 제임스 실즈, 맷 가르자, 앤디 소낸스타인, 에드윈 잭슨 등 5명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전망이다. 선발진에서 류제국의 자리는 없다. 불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마무리 퍼시벌을 비롯해 댄 휠러, 알 레이예스, 게리 글로버, 트레버 밀러, 그랜트 발포어, 제이슨 하멜 등 7명이 불펜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원포인트 릴리프’ 밀러를 제외하면 모두 오른손 투수들이다. 지난 12일 CBS스포츠라인은 이 12명이 올 시즌 탬파베이의 마운드를 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제국의 이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상황으로는 개막전 25인 로스터 진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류제국은 탬파베이 이적 첫 해였던 지난해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포함되며 기분 좋게 시즌을 출발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선발투수가 아닌 불펜투수로 밀려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7월을 끝으로 빅리그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 빅리그 17경기 모두 구원등판한 류제국은 총 23⅓이닝을 던져 1승2패 방어율 7.33 WHIP 1.80 피안타율 3할2푼6리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는 14경기 모두 선발등판해 5승4패 방어율 4.04 WHIP 1.23 피안타율 2할4푼4리로 비교적 호투했다. 전형적인 선발투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기용이 어렵다는 게 류제국의 딜레마다. 류제국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예선 대표팀에서도 줄곧 불펜보다 선발을 고집했다. 류제국은 지난해 대표팀에서도 기대치를 밑돌았다. 평가전에서부터 심각한 ‘1회 징크스’를 드러내며 난타당했다. 대만·일본전에서도 모두 선발등판하지 못했다. 선동렬 투수코치의 눈에 차지 않은 결과였다. 결국 의미가 없는 필리핀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군 문제가 걸려있는 류제국으로서는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모든 것을 거는 수 밖에 없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눈도장을 받고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는 길은 스프링캠프 분전밖에 없다. 지난해 시즌 막판 최고 96마일(154km)을 던진 류제국은 체중을 빼고 볼 스피드를 늘리겠다는 의지다. 과거 류제국은 마른 체구에서도 대포알같은 공을 뿌리는 놀라운 투수였다. 고졸투수로는 한국인 사상 최고 계약금에 해당하는 160만 달러를 받고 시카코 컵스에 입단한 원동력이었다. 지난 2004년 팔꿈치 부상 이후 구속이 많이 줄었지만, 류제국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마지막 승부를 노리고 있다. 지금 당장에는 그의 이름은 없지만, 시즌 막판 없어서는 안 될 이름이 되기 위해 마지막 승부를 걸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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