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제게 사인해달라고 하면 '저 후쿠도메 아닙니다'라고 먼저 말해요". 지난해 12월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은 성민규(26, 외야수)가 웃지도 울지도 못할 해프닝을 공개했다. 애리조나주 메이사 피치파크에서 열리는 팀 훈련에 참가 중인 성민규는 훈련이 끝난 뒤 운동장 입구에 서 있는 컵스 팬들의 사인 요청이 빗발친다고 털어 놓았다. 대구상고(현 상원고)-홍익대에서 선수로 뛰었던 성민규는 뉴질랜드와 미국을 거쳐 지난해 KIA 유니폼을 입으며 국내 무대에 진출한 케이스. 2군 남부리그서 31경기에 출장, 타율 2할6푼3리 15안타 9득점을 기록한 성민규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방출된 바 있다. 팬들이 성민규에게 사인 공세를 펼친 이유는 일본인 출신 메이저리거 후쿠도메 고스케(31, 외야수)로 오인했기 때문. 1999년 주니치에서 프로 데뷔한 후쿠도메는 9년간 통산 타율 3할5리 192홈런 647타점을 올리며 일본 최고의 타자로 명성을 떨쳤다. 후쿠도메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요미우리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컵스와 4년간 4800만 달러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성민규는 팬들의 사인 요청을 받을 때마다 "저 후쿠도메 아닙니다"라고 대답할 뿐. 이어 "사인해달라는 팬 가운데 절반은 미안하다고 말하고 나머지 절반은 마이너리그 선수이라는 것을 알고 받는다"고 전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