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성의 부활과 KTF의 아쉬움
OSEN 기자
발행 2008.02.14 15: 35

지난 14일 부산 사직체육관은 '신기성'을 외치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신기성(34, 180cm)이 자신의 생일을 맞아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울산 모비스를 상대로 팀의 낙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날 신기성은 부산 홈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생일인 것을 떠나 1쿼터 부진하던 KTF의 해결사가 바로 신기성이었기 때문이다. 신기성의 활약은 11점 10어시스트라는 기록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그의 활약은 3분 10초경 최민규와 교체 투입되며 시작됐다. 지역방어를 펼친 모비스의 빈 틈을 찌르기 시작한 신기성은 2쿼터 시작과 함께 칼 미첼에게 멋진 앨리웁 패스를 전달하며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모비스의 추격 조짐이 보일 때마다 터진 득점은 덤이었다. 체력적인 한계로 부진했던 신기성의 모습은 이미 없었다. 모비스전에서 보여준 신기성의 활약이 더욱 반가운 것은 KT&G전의 부진으로 의심받았던 신기성의 부활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신기성의 최근 5경기 기록은 평균 10.8점 7.8어시스트. 이 중 3경기에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KT&G전을 제외할 경우 그의 기록은 평균 11.5점 9.3어시스트로 확연히 올라간다. 그야말로 신기성의 부활이다. 신기성의 부활은 다시 다른 선수들의 상승세로 연결됐다. 박상오, 김영환은 어느새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고, 송영진은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팀의 연결고리로 활약했다. 4쿼터 5분 19초경 신기성의 패스를 시작으로 송영진의 노룩 패스가 제이미 켄드릭에게 연결된 장면은 KTF라는 팀의 조직력이 살아났다는 증거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조직력 부재와 외국인 선수와의 연계 문제로 고민하던 KTF가 아니었다. 문제는 신기성의 부활이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KTF는 그동안 외국인 선수 선발 문제와 양희승 등 포워드의 부진을 순서대로 해결해왔다. 그러나 문제는 마지막 연결고리 가드진의 부재였다. 믿었던 최민규의 부상으로 홀로 남은 신기성에게 지워진 짐은 너무 무거웠다. 박세원 추철민으로는 신기성의 부진을 해결할 수 없었다. 작년 준우승을 차지하며 기염을 토했던 KTF로 돌아오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던 셈이다. 14일 현재 KTF는 6위 인천 전자랜드에 5.5경기 뒤져있다. 남은 경기가 12경기에 불과한 KTF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불가능하다. 만약 신기성의 부활이 한 달만 빨랐어도 KTF는 전자랜드, SK와 함께 플레이오프행을 다툴 수 있었다. KTF가 신기성의 뒤늦은 부활에 기쁘면서도 아쉬운 이유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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