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8년 아메리칸리그 유력한 신인왕 후보는 단연 보스턴 클레이 벅홀츠(24)와 뉴욕 양키스 조바 체임벌린(23)이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보스턴-양키스간의 새로운 대결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는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벅홀츠는 빅리그 데뷔 2번째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을 작성했고, 체임벌린은 불과 한 해에 싱글A에서 더블A-트리플A를 초고속으로 밟고 빅리그에 올라 1이닝 당 하루 휴식이라는 ‘조바룰’을 만들어냈다. 자연스럽게 올해 활약상에 관심이 모아지지 않을 수 없다. 둘은 9월을 제외하고 빅리그에 45일 이상 등록된 적이 없거나 투수는 50이닝, 타자는 130타석 이상을 소화한 시즌이 없어야 주어지는 메이저리그 신인 자격을 지니고 있다. 둘은 최근 비슷한 과정을 걷고 있다. 먼저 팀에서 지극 정성으로 보호하고 있다. 보스턴은 올해 벅홀츠의 투구이닝을 180이닝으로 한정시킬 계획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에는 페넌트레이스 포함해 최대 190이닝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어깨 피로로 빅리그 시즌을 마친 만큼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것이 보스턴의 생각이다. 이에 질세라 양키스도 체임벌린의 후반기 선발투수 변신과 함께 140이닝을 최대 투구이닝으로 못박았다. 양키스는 체임벌린이 선발투수로 롱런하고 싶은 마음을 알고 있다. 벅홀츠는 지난해 빅리그 4경기에서 3승1패 방어율 1.59 WHIP 1.06 피안타율 1할8푼4리로 인상 깊은 투구를 펼쳤다. 9월2일 볼티모어전에서는 노히트노런을 해내 모두를 놀래켰다. 22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은 22개나 잡아냈다. 깡마른 체구지만, 다양한 레퍼토리로 타자를 요리할 줄 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다양성과 제구력이 정상급이다. 오히려 직구의 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오프시즌 동안 몸무게를 늘려 공에 힘을 싣는 데 중점을 둔 것도 이 때문이었다. 체임벌린은 벅홀츠와 달리 힘으로 타자들을 제압하는 전형적인 파워피처다. 지난해 19경기 모두 구원등판, 24이닝을 소화하며 2승8홀드1세이브 방어율 0.38 WHIP 0.75 피안타율 1할4푼5리의 압도적인 피칭으로 마리아노 리베라 앞에서 프라이머리 셋업맨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24이닝 동안 탈삼진을 무려 34개나 잡아냈다. 평균 95마일(153km) 이상을 던지는 파워피처임에도 제구력이 뛰어나고 슬라이더도 위력적이다. 다만 과체중으로 부상에 대한 노출이 잦다는 게 걸림돌이다. '조바룰'의 근본적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벅홀츠는 유력한 제5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조시 베켓, 마쓰자카 다이스케, 존 레스터, 팀 웨이크필드가 4선발을 형성한 가운데 커트 실링이 어깨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베테랑 훌리안 타바레스와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체임벌린은 불펜의 에이스로 시즌을 시작하지만, 불안한 팀 선발진을 고려하면 선발 전환의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 시즌 중 선발 전환은 모험적이지만 양키스는 체임벌린의 재능을 믿고 있다. 양키스는 여전히 체임벌린의 선발 및 불펜 활용도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았던 벅홀츠는 실링의 부상 공백으로 시즌 개막을 빅리그에서 맞을 것이 유력하다. 벅홀츠는 “선발 자리는 5명뿐이다. 나도 그 자리를 원한다”며 선발진 진입 의지를 보이고 있다. 체임벌린도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인내심을 갖고 배워가며 첫 풀타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숙명의 라이벌’ 보스턴과 양키스의 팜 출신으로 초고속 성장 페달을 밟고 있는 벅홀츠와 체임벌린. 데뷔 풀타임 첫 시즌부터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가며 이목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