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천명(知天命). 50살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40대 현역은 이제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50대 현역은 아직 거대한 마의 벽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훌리오 프랑코(50) 만큼은 예외인 듯하다. 1958년 8월23일생으로 어느덧 50살이 된 프랑코지만 여전히 현역에 대한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무려 11살이나 어린 워싱턴 내셔널스 매니 액타 감독을 비롯해 자신보다 나이가 적은 감독이 메이저리그에 11명이나 있음에도 현역에 대한 의지는 변함없다. 게다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프랑코는 여전히 실제 나이가 더 많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29일 다시 FA가 된 프랑코는 2008시즌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시점에서도 새 소속팀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프랑코는 55경기에서 타율 2할2푼2리·1홈런·16타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출루율(0.321)은 나쁘지 않았지만, 장타율(0.289)이 크게 떨어졌다. 프랑코가 맡고 있는 1루수는 백업이라도 장타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포지션이다. 그러나 2003년을 정점으로 프랑코의 OPS는 매년 큰 폭으로 뚝뚝 떨어졌다. 제 아무리 프랑코라 할지라도 흐르는 세월을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모습이다. ‘50대 현역’ 꿈이 가물가물해지고 있는 것이다. 프랑코에 대한 관심도 크게 줄었다. 이렇다 할 루머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분석기사에서 보스턴 매니 라미레스가 농담으로 ‘프랑코처럼 오래 뛰고 싶다’고 보도된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메이저리그 선수들 사이에서도 프랑코의 롱런이 하나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뒤늦게 핀 꽃’ 최동수(37, LG)가 “한국의 프랑코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동서를 막론하고 야구를 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프랑코는 롱런의 표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50대 현역으로 빅리그에서 뛴 선수가 몇몇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현역이라기보다는 이벤트성 복귀가 강했다. ‘역대 최고령 타자’ 미니 미노소는 1976년 53세의 나이에 3경기를 뛰었고, 4년 후인 1980년에는 57세의 나이에 2경기를 출전했다. 결과는 도합 10타수 1안타였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34년 찰리 오리어리가 51세의 나이에 1경기 1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투수로는 1965년 세이철 페이지가 58세의 나이로 1경기에 선발등판해 3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그것이 메이저리그 마지막 등판이었다. 프랑코는 1990년 이후 첫 50대 현역을 꿈꾸고 있다. 이벤트성 카메오가 아니라 팀 승리를 돕는 팀원이 프랑코의 목적이다. 프랑코는 이미 최소 50세까지 선수생활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는 했다. “50세가 되어서도 홈런을 치고 싶다”는 것이 프랑코의 말이었다. 현재로서는 당장 빅리그 진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초청선수 자격으로 빅리그 문을 두드릴 것이다. 지난해에도 프랑코는 뉴욕 메츠에서 방출된 후 마이너리그를 거쳐 애틀랜타에 재입성한 바 있다. 프랑코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