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 야구장에서 전지 훈련 중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 선수들이 추위와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해변과 가까운 강창학 야구장은 바람이 거세 훈련에 큰 지장을 줄 정도. 방한 점퍼와 모자, 장갑 등을 착용했지만 차가운 겨울 바람에는 당해낼 자가 없다. 매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담금질에 나섰던 선수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다. 따뜻한 플로리다의 추억이 그리울 뿐. 타 구단에 비해 한 달 늦게 시작된 전지 훈련에 선수들이 조급한 마음 때문에 무리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동안 원당 실내연습장에서만 훈련했던 선수들은 뒤늦은 전훈 캠프서 페이스를 끌어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 자칫 하면 부상 발생 가능성도 높다. 이광환 감독은 코칭스태프에 "내달 정규 시즌 개막에 맞춰 선수들의 몸 상태를 만들게 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에 비해 페이스가 오른 일부 선수들은 훈련 제한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야구인은 센테니얼의 제주 전훈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른 팀에 비해 전지 훈련이 늦었어도 따뜻한 곳에서 훈련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플로리다나 오키나와가 아니더라도 제주도와 비슷한 비용으로 얼마든지 해외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센테니얼이 비용 절감만 강조하며 선수들의 훈련 환경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부상 발생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선수들이 추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 감독은 "외야 펜스 너머 바다가 한 눈에 보이고 웨이트 트레이닝 센터, 수영장 등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며 제주 전훈 예찬론을 펼쳤다. 속된 말로 추위에 벌벌 떨고 있는 선수들을 두 번 죽이는 꼴인 셈이다. 프로야구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는 명목으로 비용 절감만 강조하는 센테니얼. 구단의 이익을 위해 선수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격이다. "서울로 갈 때 배타고 가는 건 아니냐"는 네티즌의 쓴소리가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선수들은 따스한 봄날이 오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