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앞뒤 안맞는' 센테니얼, '제 눈의 들보부터 봐라'
OSEN 기자
발행 2008.02.16 11: 09

지난 15일 가입보증금 12억 원을 납부하며 제8구단 창단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기 시작한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잇달아 야구계의 비난을 사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인 박노준(46) 초대 단장 내정자가 14일 단장회의에서 ‘가입보증금 20억 원을 내겠다’고 약속했다가 하루 만에 12억 원으로 줄어들어 함께 했던 단장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이광환(60) 초대 감독 선임자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광환 감독은 2월 4일 감독 선임 발표 자리에서 “일부 선수들이 짐을 쌀 수도 있다”며 구단 측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암시, 선수단의 반발을 산 한 요인이 됐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 감독은 ‘와전된 것이다. 구조조정은 내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오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이후에도 앞뒤가 안맞는 발언으로 야구인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감독은 김시진 감독이 수석코치직 제의를 거절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으나 야구인들은 “이 감독이 그런 입장이라면 받아들였겠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감독에서 수석코치로 강등된 것도 그렇지만 함께 고생했던 코치들이 유니폼을 벗고 실업자가 되는 마당에 혼자 살아남을 수가 있느냐는 게 야구인들의 주장이다. 또 이 감독은 14일부터 시작된 제주도 전지훈련을 지휘하면서 훈련장을 찾는 기자들에게 선수 스카우트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주성로 스카우트 팀장을 영입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전 현대 스카우트진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이 감독은 “스카우트에서 패하면 끝이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성과를 낸 주성로 전 감독은 선수보는 안목이 탁월하다”고 밝혔다. 아직 주성로 팀장의 능력은 발휘되지 않아 미지수이지만 지난 6년간 1차 신인지명도 하지 못한 채 2차 신인지명으로도 8개 구단 최고의 성과를 낸 현대 스카우트팀장은 무능력해 교체했다는 말로도 들릴 수 있는 부분이다. 주성로 전 감독에 밀려 센테니얼호에 승선하지 못한 현대 스카우트팀장은 지난 12년간 스카우트 총책으로 활동하며 신인왕 5명을 만들어낸 최고의 스카우트였다. 비단 스카우트뿐만 아니라 프런트진도 최소 인원으로 운영한다고 하면서도 하는 일이 불분명한 단장보좌역을 8개 구단 최초로 신설하는 등 보은성 인사로 야구계에 말이 많다. 이처럼 ‘제 식구 챙기기’는 다하면서 이전 팀의 행정은 ‘구태’로 몰아붙이는 센테니얼의 이중적인 행보가 야구계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인사권이 아무리 구단의 ‘고유권한’이라고는 하지만 이전 팀과 기존 팀들을 무시하는 듯한 행위는 욕을 먹을 수 있다. 틈만 나면 기존 구단들에게 피해가 가는 행위는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센테니얼 관계자들은 ‘너는 형제의 눈 속에 든 티는 보면서도 어째서 제 눈 속에 들어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느냐’는 성경의 한 구절을 명심해야 한다. 남의 조그만 약점은 잘 찾아내면서 자신의 큰 약점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에 대한 따끔한 가르침을 깊이 인식하고 창단을 향한 순조로운 행보를 보여야 할 때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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