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위원장 "약물 청문회 개최는 실수"
OSEN 기자
발행 2008.02.17 05: 42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메이저리그의 금지 약물 청문회를 주재한 정치인이 "청문회 개최는 실수였다"고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의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인 헨리 왁스맨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청문회로 인해 로저 클레멘스와 브라이언 맥나미의 명예가 더럽혀졌다. 미첼 보고서에 관한 몇가지 사실을 얻고자 한 게 청문회 개최의 목적이었지만 취지가 변질됐다"고 말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가 의원들의 과도한 증인 공격으로 논란 만을 불러일으킨 데 대해 안타까운 반응을 나타낸 것이다. 왁스맨은 "청문회를 연 사실이 후회스럽다. 사실 우리는 청문회를 개최하지 않으려 했지만 클레멘스와 그의 변호인들이 공개 청문회를 주장해 열 수밖에 없었다"고도 털어놓았다. 하원의 금지약물 청문회는 이미 지난달 개최가 결정됐지만 왁스맨과 톰 데이비스 전 위원장은 연방검찰의 수사와, 관련 증인들의 의회 출석, 그리고 증인들에 대한 의회의 사전 조사가 이루어진 까닭에 굳이 청문회를 열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클레멘스 측이 자신들의 결백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기 위해 청문회 강행을 주장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는 것이다. 클레멘스의 변호인 러스티 하딘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왁스맨의 발언은) 믿을 수 없고, 정직하지 않으며 터무니 없다. 우리는 이미 수주 전 청문회 무용론을 강하게 설파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지난주 클레멘스가 의회의 사전 조사를 마친 후 공개 청문회를 예정대로 진행시키는 게 좋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청문회는 의원들의 '인신공격'을 방불케 하는 질문으로 얼룩졌다. 민주당 의원들이 클레멘스에게 다소 엄격한 반응을 보인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맥나미를 신랄하게 밀어붙였다. 특히 공화당의 크로스토퍼 셰이스 의원은 맥나미를 '마약장수'로 표현하며 마치 범죄자 다루듯 했다. 날선 공방이 이어졌지만 클레멘스와 맥나미 양측은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데 그쳐 의회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 데 실패했다. 이에 대해 맥나미의 변호인 리차드 에머리는 "클레멘스와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관계를 의식한 공화당 의원들이 맥나미를 필요 이상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청문회 도중 클레멘스가 부시의 전화를 받은 사실을 상기시키자 공화당 의원들의 태도가 급변했다고 한다. 그는 청문회 다음날 "클레멘스가 위증죄로 걸려들더라도 부시는 그를 구속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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