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톱타자가 바뀐다.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전력 구상을 밝히면서 톱타자를 이종욱(28)에서 민병헌(21)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김 감독은 "민병헌의 타격이 많이 좋아졌다. 민병헌을 톱타자로 내세우고 작년 톱타자로 활약했던 이종욱은 2번타자로 배치할 계획이다. 시험을 해봐야겠지만 이런 모양으로 시즌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민병헌의 톱타자 기용은 다소 의외다. 민병헌은 지난해 입단 2 년만에 주전으로 도약해 도루 30개를 기록했지만 타율은 2할4푼4리에 그쳤다. 출루율은 3할8리를 기록했다. 반면 연습생 출신 이종욱은 톱타자로 활약, 타율 3할1푼6리, 47도루, 84득점으로 지난해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맨 앞에서 이끌었다. 이유는 있다. 김 감독은 "병헌이가 지난해 타격은 안좋았으나 시즌 막판부터 월등히 향상됐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 상비군으로 뽑혔고 운좋게 대표팀으로 선발됐다. 이 과정에서 배팅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톱타자로 내세워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병헌의 톱타자 기용은 지그재그 타순의 구축과 함께 득점력을 배가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선 좌타자 이종욱을 2번타자로 앉히면 두산은 우좌우좌 타선이 된다. 3번 고영민, 4번 김동주, 5번 김현수(좌), 6번 최준석(또는 채상병)으로 이어지는 안정된 타선이 된다. 아울러 이종욱이 톱타자 보다는 2번타자로 간다면 훨씬 득점력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종욱은 스스로 내야안타를 생산할 수 있는 감각과 주력을 갖췄고 작전 수행능력도 뛰어나 2번 타자로 활약도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톱타자 민병헌과 3번 고영민에 이르기까지 지난해 30도루를 달성한 선수들을 전진배치, 4~6번에서 해결타를 날리는 득점방정식을 가동한다. 문제는 민병현의 출루율이 높아야 된다는 점이다. 민병헌의 출루율이 낮아지면 계산은 틀어진다. 이럴경우 이종욱이 2번 타순에서 톱타자 노릇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믿으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김경문 감독의 성격상 웬만하면 민병현의 적응을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2008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톱타자와 함께 30도루 육상단의 전 진배치를 시도하는 두산. 2008년형 새로운 득점공식이 상대팀에게 어떤 위력을 보여주게 될지 새삼 주목된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