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올드트래포드(맨체스터), 이건 특파원] 당초 국내외 모든 언론의 예상은 4-4-2 였다. 맨유도 아스날도 모두 4-4-2를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1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FA컵 5라운드 경기의 뚜껑을 열어보니 언론의 예상은 빗나갔다. 양 팀 모두 다음 주중에 치를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특히 맨유가 전술에 큰 변화를 보였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4-3-3을 들고 나왔다. 허리에 3명의 선수를 투입함으로써 상대 공격의 핵인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묶기 위한 퍼거슨 감독의 묘책이었다. 특히 그동안 잘 뛰지 못했던 플레처의 선발 투입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플레처는 파브레가스를 잘 묶으면서 본인이 스스로 공격에 가담해 2골을 기록하며 팀의 4-0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원톱 뒤에 배치된 세 명의 공격 자원들이었다. 안데르손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 가운데 좌우에 나니와 박지성이 배치된 것. 비(非) EU로 구성된 이들 라인은 경기 내내 맨유의 공격을 이끌었다. 안데르손과 나니는 개인기를 앞세웠고 박지성은 공격은 물론 수비에도 힘을 보태며 팀에 밸런스를 맞추었다. 나니는 1골 2도움을 기록했고 안데르손 역시 1도움을 기록했다. 박지성 역시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팀에 큰 보탬이 됐다. 사실 이같은 비 EU 공격 라인은 올 시즌 처음 선보인 것은 아니다. 지난달 31일 포츠머스와의 리그 경기 후반 도중 퍼거슨 감독은 안데르손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고 나니와 박지성을 사이드에 놓는 포진을 선보인 바 있다. 원톱은 테베스였다. 당시 이들의 조합이 좋은 모습을 선보이자 퍼거슨 감독은 아스날과의 FA컵에 과감히 이 전술을 내놓아 상대의 허를 찌른 것이다. 과감한 전술변화와 용병술, 퍼거슨 감독이 20년 이상 맨유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