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분간 데뷔' 김두현, 축구 종가 '연착륙'
OSEN 기자
발행 2008.02.17 10: 19

‘테크니션’ 김두현(26)이 잉글랜드 무대에 비교적 무난하게 연착륙했다. 2부리그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에 입단한 김두현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FA컵 16강전에 출전, 오랜 꿈을 이뤘다. 17일 0시(이하 한국시간) 코벤트리 리코 아레나 스타디움서 열린 코벤트리 시티와 원정 경기에 교체멤버로 나선 김두현은 후반 28분 필리페 테이세이라를 대신해 그라운드로 나서 약 17분간 그런 대로 만족스런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웨스트 브롬위치는 코벤트리 시티를 5-0으로 대파하고, 8강에 올라 김두현 출전의 의미를 한층 높였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플레이메이커로서 역할을 담당한 김두현은 적극적인 수비 전환과 공수 연계 플레이를 펼쳤다. 물론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다. 스스로 공격 포인트를 올리거나 결정적 찬스를 엮어주지는 못했다. 실제로 후반 35분 상대 공격수 마이클 휴즈를 저지하다 파울을 범한 것을 제외하곤 딱히 드러나는 모습은 없었다. 그러나 김두현에게 이번 데뷔전은 여러 모로 의미가 있었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 리그전은 아니었으나 잉글랜드 축구의 분위기와 흐름을 체크한 것만으로도 나름 소득을 찾을 수 있었던 한판이었다. 3-0으로 앞선 웨스트 브롬위치가 김두현이 투입된 지 불과 5분 사이 두 골을 추가한 것도 고무적이었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충분히 해낸 셈이다. 더욱이 이번 경기는 홈 팬들 앞에서가 아닌 원정전이었다. 무승부만 챙겨도 절반의 성공이라 언급되는 잉글랜드다. 흔히 신인이나 새로이 영입한 선수에게 데뷔전 기회를 제공할 경우, 주로 홈 경기에 출전하지만 토니 모브레이 감독은 이례적으로 원정 경기에 투입했다. 보다 빠른 적응을 위한 배려로도 볼 수 있다. 당초 김두현은 오는 24일 셰필드와 경기에 출전할 게 유력했다. 하지만 팀 훈련을 통해 다시 한 번 기량을 점검한 모브레이 감독은 입장을 바꿔 지난 15일 “김두현을 FA컵에 출전시키기로 했다”며 데뷔전을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겼다. 그만큼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방증이다.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 핫스퍼) 이동국(미들스브러) 설기현(풀햄FC) 등 다른 코리안 잉글랜드 리거들이 부럽지 않을만큼 일찍 기회를 잡게 된 김두현에게 감히 희망을 운운할 수 있는 이유다. yoshike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