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짧았지만 숙제를 안겨준 첫 실전
OSEN 기자
발행 2008.02.17 16: 37

요미우리 이승엽(32)의 첫 실전은 짧고도 아쉬웠다. 이승엽은 17일 스프링캠프들어 세 번째 맞이한 청배전 출전을 자원했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베이징올림픽 대만 최종예선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몸을 풀고 싶었다. 이날 선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청백전은 지난해 10월 왼 엄지 인대복원 수술 이후 4개월 만에 첫 실전이었다. 주력 A조에 편성된 이승엽은 경기 전 선마린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했다. 프리배팅을 소화했고 경기 전 미트를 끼고 수비훈련에도 참가했다. 동료들과 농담도 주고 받으며 훈련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은 그동안 훈련에만 전념해온 이승엽이 첫 실전에 나서는 날이어서 주변의 관심 드높았다. 선마린스타디움에는 비교적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찾았다. 대락 1만 명 가까운 팬들이 일찌감치 관중석에 자리를 잡았다. 바로 앞에 펼쳐있는 태평양의 세찬 바람이 불었지만 스타디움 밖에는 미야자키 캠프 50주년 기념 이벤트가 팬들의 눈길을 잡고 있었고 한국처럼 천막 식당이 진을 치고 팬들을 끌어모았다. 오후 1시. 경기를 알리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나오자 선마린스타디움은 긴장감이 흘렀다. 백팀 4번 지명타자로 나선 이승엽은 1회초 수비를 하지 않고 1회말 공격을 준비했다. 백팀이 1회말 1사후 와키야의 우전안타와 야노의 좌중간 3루타로 먼저 점수를 뽑고 이승엽에게 찬스가 왔다. 상대투수는 우완 노마구치 다카히코(25). 지난해 4승, 방어율 1.80을 마크한 기대주이다. 초구 바깥쪽 높은 볼은 기다렸다. 2구째 몸쪽 직구가 파고들자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돌렸으나 뒤로 비켜맞는 파울. 3구는 바깥쪽 직구(스트라이크)를 놓치며 볼카운트에 몰렸다. 결국 4구 바깥쪽 포크볼에 엉덩이가 빠지며 한손으로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3회말에서도 마쓰모토의 좌중간 2루타로 만든 1사2루의 타점기회가 왔다. 상대투수는 좌완 가네토 노리히토(23). 초구 몸쪽 낮은 볼을 손대지 않았고 또 다시 2구째 몸쪽 변화구를 노렸으나 파울. 3구째 바깥쪽 직구를 그대로 흘려보냈다. 1회처럼 볼카운트 2-1로 몰렸고 바깥쪽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댔으나 유격수 빚맞은 플라이. 방망이는 손잡이 부분에서 부러졌다. 이날 이승엽은 모두 몸쪽 볼을 노렸던 것으로 보인다. 치는 사람이나 보는 관중들은 멋지게 한 방 걷어올리는 그림을 그렸으나 날카로운 타구는 나오지 않았다. 모두 바깥쪽 변화구에 당했다. 약 4개월 여 만에 경기에 나섰으니 모든 감각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첫 실전 타격에 만족해야 했다. 이승엽은 3회 공격이 끝나자 곧바로 짐을 꾸려 "아이싱과 치료를 해야된다"며 숙소인 선마린스타디움 인근 아오시마 그랜드 호텔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수술 후 투수의 살아 있는 볼을 상대로 타격을 했으니 부위에 대한 관리 차원에서 이뤄지는 치료로 보인다. 이승엽은 이제 대만에서 사실상 두 번째 캠프를 갖게 된다. 주로 실전 감각을 키우는 훈련이 중심이 될 것이다. 스프링캠프를 조기 마감하고 대표팀에 합류를 앞둔 이승엽에게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숙제도 남겨준 첫 실전이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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