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중국전 승리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고민에 빠지게 됐다. 17일 충칭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 중국전에서 허정무호는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지난 6일 월드컵 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 이후 모든 훈련에서 스리백을 준비했던 허정무호이기에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다만 허 감독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세운 '더블 볼란테 시스템'으로 변화를 줬다. 당초 국내외 모든 언론은 이관후 혹은 구자철이 공격을 이끄는 가운데 김남일이 미드필드를 장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김남일과 조원희 두 명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조원희는 파주 훈련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기도 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거친 플레이를 펼치는 중국을 상대로 미드필드 장악력을 높이고, 칠레전에서 스리백의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전반까지 허 감독의 선택은 박주영의 선제골로 이어지며 빛을 발하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부터 허정무호는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며 고전하기 시작했다. 한 가지는 11일 파주 NFC서 열린 숭실대와의 연습경기서 드러났던 스리백의 뒷공간으로 연결되는 패스에 무너지는 모습이 재현됐다는 점. 후반 들어 허정무호는 실점 상황은 아니었지만, 측면에서 연결되는 패스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허 감독은 수비들에게 일대일 상황을 만들지 말라고 주문해왔지만, 이날도 여전히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김남일의 부족한 홀딩력이었다. 그동안 김남일은 국내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스포츠 헤르니아(탈장)을 당한 이후 떨어진 김남일의 수비력은 이날 허정무호가 기대만큼 중원 장악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허정무호는 이날 중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공한증’을 이어가게 됐다. 그러나 중국전에서 드러난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는 이상 허정무호의 스리백은 여전히 걱정 어린 시선을 벗어던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