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런던, 이건 특파원] 사실 아르센 웽거 아스날 감독에게 지난 17일(한국시간) 오전 열렸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FA컵 5라운드 경기는 말그대로 '계륵' 이었다. 먹기에는 별로 먹을 것이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그런 것이었다. 빅클럽의 감독인 이상 FA컵 우승을 노려봄 직했지만 팀 사정이 그의 욕심을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알무니아, 반 페르시, 로시츠키 등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입어 출전하지 못했던 것. 여기에 AC 밀란과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전 1차전도 이 경기 4일 후에 예정되어 있어 있는 최고의 전력을 내놓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이에 웽거 감독은 '선택과 집중' 이라는 전략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즉 FA컵에 대해서는 과도한 욕심을 줄이고 곧 있을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한 것. 웽거 감독은 아데바요르와 플라미니, 센데로스를 선발 투입시키지 않았고 결국 이같은 선택은 0-4라는 대패로 이어졌다. 0-3으로 지고 있던 후반 도중 아데바요르, 플라미니, 센데로스를 투입한 것은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였을 뿐이었다. 경기 후 웽거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고 자신의 처지를 변호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웽거 감독으로서는 FA컵에서 무익한 전력 손실을 피하는 한편 챔피언스리그를 선택해 집중하는 전략을 썼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적 접근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결과물이 뒤따라야 한다. 즉 AC 밀란과 경기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1차전 홈경기에서 승리해야 2차전 산시로 원정에서 조금 더 수월한 입장에서 경기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맞상대인 AC 밀란은 그리 쉬운 팀이 아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밀란은 경험이 가장 큰 무기다. 여기에 카카가 부상에서 막 복귀해 팀 전력이 다시 향상됐다. FA컵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챔피언스리그 올인이라는 전략을 택한 웽거 감독. 지금도 그는 자신이 선택한 전략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전술 마련에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