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이 어떤 일이든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다. 올 시즌 선발 투수로 전향하는 '커브의 달인' 윤성환(27, 삼성)이 선발 진입을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난 시즌 36경기에 등판해 3승 8홀드(방어율 1.04)로 '지키는 야구'를 추구하는 삼성의 필승 계투조로 활약했던 윤성환은 일찌감치 선발 요원으로 낙점된 바 있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괌에서 열린 1차 전훈이 끝난 뒤 "윤성환과 차우찬의 기량이 부쩍 좋아졌다"고 맹활약을 예고했다. 선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윤성환은 아직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의 아카마구장에서 벌어진 자체 평가전에 백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윤성환은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이어 17일 일본 야쿠르트와의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5피안타 5실점. 2004년 데뷔 후 줄곧 중간 계투로 활약했던 윤성환에게 선발 투수는 아직 낯선 보직. 짧은 이닝 동안 전력을 쏟아 붓는 중간 계투를 100m 달리기로 비유한다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 투수는 마라토너라고 볼 수 있다. 선발로 성공하기 위해 페이스 조절이 필수. 선 감독은 윤성환이 선발에 대한 낯설음을 떨쳐 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첫술에 배부르랴'는 속담처럼 윤성환의 부진에 대해 속단하기엔 이르다. 단지 경험이 부족할 뿐. 윤성환이 시행착오를 딛고 올 시즌 삼성의 든든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