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이면 되죠?".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를 조기마감하고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는 이승엽(31.요미우리)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6년 WBC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승엽은 당시 결정적인 순간, 홈런포를 날려 각각 동메달과 4강신화를 이끌었다. 이번에도 결정타 한 방을 약속한 것이다. 이승엽은 "국제경기에서는 안타를 많이 치는 것 보다는 필요할 때 큰 것 한 방이 중요하다. 대부분 많은 점수 보다는 3~4점 내에서 승부가 결정된다. 이런 박빙의 승부에서는 홈런 한 방이 승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 방을 노리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승엽은 지금까지 5차례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 가운데 2000년 시드니올림피과 2006년 WBC 대회에서 강렬한 활약을 했다.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예선탈락이 우려됐으나 일본전에서 투런홈런을 날렸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2타점짜리 큼지막한 2루타를 날렸다. 모두 세이부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를 상대로 터트린 것이었다. WBC 대회는 이승엽이 장타력을 위한 무대였다. 아시아예선리그에서 일본을 상대로 1-2로 뒤진 8회 역전 투런홈런을 터트려 팀을 3전전승으로 본선리그에 진출시켰다. 결국 홈런포에 점화됐고 5홈런 10타점으로 홈런왕과 타점왕에 올랐고 팀은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따라서 이번 최종예선에서도 특유의 해결능력을 보여준다면 대표팀의 발걸음은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대만에서 타격훈련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야자키 캠프에서는 매일 스윙 200개씩을 했는데 대만에서도 꾸준히 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첫 실전에서 투수들의 전력으로 던진 볼을 상대했고 수술 부위인 왼 엄지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이제 실전 타격에도 문제 없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 대만에서 타격 감각만 끌어올린다면 대표팀이 원하는 결정타 한 방을 날릴 수 있게 된다. '해결사 이승엽'. 3월 7일부터 시작되는 대만 최종예선에 올인하는 김경문호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아닌가 싶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