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창사 46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이산'의 주인공인 이산 정조(이서진)가 방송 5개월여 만인 오는 19일 45회에서 마침내 왕위에 오른다. 오는 25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기 불과 6일전 '이산'이 먼저 정조 즉위식을 거행하게 돼 눈길을 끌고 있다. 새 새통령 취임식과 드라마 속 왕의 즉위식이 일주일 간격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방영 스케줄은 미리 계산한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연출을 맡고 있는 이병훈 감독은 "그렇지 않다. 원래 대본에도 45회에 즉위식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을 뿐이지 새 대통령의 취임식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시청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우리로서도 궁금하기는 하지만 드라마는 철저히 이야기 중심으로 전개될 뿐"이라고 전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가 이어진 15일 '이산' 제작진은 용인 드라마 세트장에서 600여명이 넘는 대소신료 엑스트라가 대전에 도열한 가운데 정조의 즉위식을 촬영했다. 이날의 대규모 군중신은 '이산' 방송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화면에 담기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전날 새벽부터 이곳 용인에 모여든 엑스트라들은 자신의 역할에 맞는 의상을 갖춰입고 산기슭의 여명이 밝아오기 전부터 차가운 날씨 속에서 즉위식을 준비했다. 이병훈 감독은 오전 8시부터 이미 이산과 효의왕후의 대화 장면의 일부를 찍는 등 대전에서 준비되고 있는 즉위식 자투리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강행군을 펼쳤다. 전날에도 거의 뜬 눈으로 촬영을 이어갔던 이서진은 피곤함과 추위를 잊은 채 자신을 기다리는 수백여명의 출연진과 제작진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촬영에 몰입했다. 또 14일 오후 베를린 영화제 참석 중간에 귀국한 효의왕후 박은혜는 시차 적응이 덜 된 상태에서도 피로를 잊고 왕비가 되는 흥분에 들뜬 표정이었다. 박은혜는 붉은색으로 치장된 왕비 의상을 입고 중간중간 스태프와 즐거운 장난을 펼치면서 촬영의 긴장감을 풀었으며 도화서 다모 송연 역의 한지민은 즉위식 행렬 말미에 앉아 이천(지상렬)과 함께 이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냈다. 오전 11시경에 시작된 촬영은 오후 4시가 다 돼서야 마무리 됐으며 이서진은 "영조가 승하하고 나면 이제 제 분량이 늘어나게 돼서 정신을 더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며 그동안 세손이었던 이산이 인간적인 모습을 주로 보여 우유부단해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이제 왕위 등극을 하고 난 뒤에는 왕으로서, 지도자로서 강단있는 모습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왕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hellow082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