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전 홈런' 김주형-나지완, 거포 전쟁 '점화'
OSEN 기자
발행 2008.02.18 09: 33

뜨거운 4번 전쟁이다. 올 시즌 재도약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KIA 타이거즈의 미야자키 휴가캠프에 뜨거운 경쟁이 붙었다. 더구나 팀 내 최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오른손 중심타자를 놓고 벌이는 이른바 동갑내기들의 전쟁이다. 85년생으로 올해 만 23살이 되는 김주형(내야수)과 나지완(외야수)이 주인공이다. 김주형과 나지완은 지난 17일 첫 청백전에서 홈런전쟁을 벌였다. 청팀 4번타자 겸 1루수로 출전한 김주형이 1회초 중월 투런홈런을 날렸다. 그러나 백팀 4번타자 겸 우익수로 출전한 나지완이 좌월 투런아치로 맞불을 놓았다. 두 선수를 의식적으로 경쟁시키고 있는 조범현 감독의 입가에 미소가 나타났다. 난제였던 오른손 거포에 대한 해답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비슷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파워스윙이 폭발적이다. 현재 KIA 타자 가운데 가장 멀리 타구를 날릴 수 있는 오른손타자들이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두 선수를 눈여겨본 조범현 감독이 특별한 관심 속에 키우고 있는 재목들이다. 올해 입단 5년째를 맞는 김주형은 배수진을 치고 타격폼을 바꾸었다. 타격 시 스트라이드 상태에서 그대로 스윙을 한다.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받은 느린 스윙 스피드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특유의 파워는 그대로 살아있고 이젠 정확도가 생겨 날카로운 타구를 날리고 있다. 국가대표 4번타자 출신 나지완은 모처럼 대졸 출신 대형타자로 기대받고 있다. 벌써부터 'KIA의 박재홍'이라는 평가가 따라붙고 있다. 김주형과 대비되는 부분은 간결한 백스윙 덕택에 스윙스피드가 빠르다. 정확도와 변화구 대처능력을 키운다면 초대형 타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관심는 두 선수의 기용 방법이다. 조범현 감독은 장성호 최희섭과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이끌 수 있는 오른손 타자를 애타게 찾고 있다. 두 선수 가운데 한 명이 중심타선에 포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왕이면 좌타자들인 장성호와 최희섭 사이, 즉 4번타자로 기용될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5번 타자이다. 그러나 두 선수는 신인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경험이 부족하다. 승부처에서 노련한 투수들의 먹잇감이 되는 수모를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준 이들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조범현 감독이 이들 가운데 한 명을 중심타선, 그것도 4번타자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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