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 KIA 소방수 한기주(21)가 150km짜리 강속구를 뿌리며 강렬한 실전 피칭 신고식을 마쳤다. 한기주는 18일 전지훈련지 미야자키 휴가 오쿠라가하마구장에서 열린 두 번째 청백전에 첫 실전 피칭에 나섰다. 1이닝 동안 세 타자를 상대해 가볍게 퍼펙트로 처리했다. 2-0으로 앞선 4회초 백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한기주는 김주형 심재학 최용규를 차례로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모두 7개의 볼을 뿌렸고 최용규를 상대로 던진 두 번째 볼이 스피드건에 150km로 찍혔다. 슬라이더(140km)는 3개를 던졌다. 한기주는 이날 완전히 달라진 투구폼을 선보였다. 그는 왼발을 키킹할 때 한템포 정지하고 볼을 뿌렸다. 이른바 2단 투구동작이었다. 지난해까지는 키킹과 동시에 피칭을 했다. 왼 어깨가 빨리 열리면서 오른손의 볼이 쉽게 노출되는 약점으로 작용했다. 중심을 잡고 볼을 던지기 위해 2단 투구폼을 선택한 것이다. 또 하나 주목되는 대목은 하체위주의 피칭. 한기주는 전형적인 상체 위주의 피칭을 하는 투수였다. 조범현 감독도 아쉬워하는 문제였다. 결국 간베 도시오 투수코치와 함께 하체 피칭을 위해 개조를 시도했다. 괌캠프부터 하체 강화를 위한 컨디셔닝 프로그램을 운용했다. 조범현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는 투구 밸런스를 유지하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 새로 바뀐 폼은 본인이 잘 의식하고 던지고 있다. 아직은 완전한 단계는 아니다. 좋다가도 불안한 상황이다. 좋은 볼을 가지고 있는 투수이니 완전히 익히게 된다면 좋은 볼을 던질 것이다"고 말했다. 한기주는 "내가 필요해서 폼을 바꾸었다.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면 된다. 뒤쪽 다리에 힘을 잡아놓은 상태에서 볼을 뿌리니 훨씬 좋다. 완숙도는 90% 정도 된다. 앞으로 완벽하게 익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예비엔트리에 포함된 한기주는 21일 이용규 김상훈과 함께 미야자키 캠프를 떠나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대표팀에서는 어떤 임무를 맡게 될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미들맨과 소방수로 뛸 가능성이 높다. 태극마크를 달기에 앞서 바뀐 투구폼으로 150km를 기록한 한기주의 어깨에 또 하나의 희망이 피어나고 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