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이 처음 밝힌 '두통 미스테리' 원인
OSEN 기자
발행 2008.02.19 09: 36

"야구장에서 죽는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증세로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을 사퇴한 KIA 최희섭(29)이 미스테리를 밝혔다. 훈련방식과 훈련량, 그리고 부담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메이저리그와는 판이하게 다른 스프링캠프 훈련방식에 적응이 힘들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긴 성장통에 가까웠다. 최희섭은 지난 18일 두 번째 자체 청백전에 출전한 뒤 오쿠라가하마 구장에서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최희섭은 지난 1월 중순께 괌 전지훈련 도중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곧바로 귀국, 정밀검진을 받았지만 뚜렷한 병명은 없고 스트레스성 두통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이후 1월 31일 미야자키 캠프에 합류해 초반에 나아지는 듯했으나 다시 두통을 일으켜 우려를 안겨주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첫 스프링캠프이다. 우리 스프링캠프는 미국과는 많이 다르다. 미국은 개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율성이 많이 주어진다. 한국은 집단훈련을 많이 한다. 함께 훈련을 시작하고 함께 훈련을 끝낸다. 아무래도 9년 가까이 메이저리그식 훈련방식에 익숙하다보니 이런 점에서 적응하는 데 다소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강도 높은 훈련량도 지적했다. "우리 캠프 훈련량은 상당하다. 아마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했던 것의 거의 10배나 가까울 정도로 훈련량이 많았다. 빡빡하게 짜여진 스케줄를 따라야 하고 훈련량을 많이 소화하려다 보니 몸에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희섭은 두통과 어지럼증 해결책도 내놓았다. 그는 "어차피 적응해야 되는 문제이다. 솔직히 훈련장에 나올 때는 야구장에서 죽는다는 각오를 하고 나선다. 일단 훈련량을 많이 늘려 편하게 잠을 자야 한다. 그리고 야구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풀 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희섭의 말을 비춰볼 때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훈련방식이나 훈련 분위기는 한국과 미국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국은 1월초부터 장기간 집단훈련을 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철저한 개인위주의 훈련을 하게 된다. 이 차이가 최희섭의 두통을 일으켰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된 것이다. 더욱이 주변에서 자신에게 거는 기대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부담도 스트레스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희섭의 이같은 말에 대해 조범현 감독은 "최희섭의 말이 이해가 된다. 메이저리그식 훈련에 익숙한 선수라면 충분히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어차피 본인이 겪고 이겨야 할 문제이다. 편안한 마음을 갖고 부담없이 잘 적응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두통재발로 잠시 훈련을 중단한 최희섭은 현재는 통증이 많이 사라진 상태. 18일까지 자체 청백전 2경기에 출전, 실전감각을 익히고 있다. 수비훈련도 시작했다. 본격적인 러닝도 재개할 계획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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