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노래 보다 예능 스타로 살아가기
OSEN 기자
발행 2008.02.20 10: 04

이승기와 은지원은 요즘 KBS 예능프로 '1박2일' 출연으로 절정의 인기를 얻고 있다. 가수 이승기와 은지원을 물을 때 고개를 갸웃하던 사람들도 '허당' '은초딩' 소리에는 절로 무릎을 치고 있다. 가수가 노래만 잘한다고 연예계 스타로 자리잡기는 힘든 세상이 온 것이다. 예능프로 출연으로 성공한 대표적 본업 가수로는 하하를 들수 있다. 뚜렷한 히트곡없이 재치있는 입담과 순발력으로 게스트 출연이 잦았던 그는 MBC '무한도전'에서 성공 신화를 이뤘다. 최근 공익으로 입대한 그는 입대 전후 연일 연예 뉴스를 장식하며 톱스타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가수 하하가 아니고 '무한도전' 6인 멤버의 막내 하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요즘 국내 예능 프로의 트렌드는 ‘무한도전’과 ‘1박2일’이 완전히 장악하는 추세다. 두 프로의 특징은 개그맨과 가수들이 조화를 이룬 팀워크로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에 끌어모은다는 점이다. 유재석을 비롯해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등 절대 다수가 개그맨 출신인 '무한도전'에 비해 후발주자인 '1박2일'은 가수들의 비중이 높다. 이승기와 은지원에 MC몽이 새 멤버로 가세, 약방의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똑같이 6인 멤버들로 구성된 두 프로에서 '무한도전'이 하하 한 명만 가수였던 데 비해 '1박2일'은 3명씩이나 된다. 다재다능한 예능 성향의 끼 많은 가수들 섭외에 예능 PD들이 갈수록 더 열성이라는 방증인 셈이다. 당초 가수들의 예능프로 게스트 출연은 새 앨범 출시를 앞두고 이를 홍보하려는 목적을 가졌다. 또 가요 프로들의 폐지가 잇따르면서 자신의 얼굴을 계속 팬들에게 알려줄 수단으로 예능 외에는 대안을 찾기 힘들었다. 경력 수십년의 이현우조차 "예능 프로에 나가기는 싫지만 팬들이 나를 잊지않게 하려면 어쩔수 없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했을 정도. 여기에는 음반시장의 침체로 가수 활동만 갖고는 예전처럼 높은 수익을 올리기 힘든 상황까지 영향을 끼쳤다. 2000년대 들어서는 '노래 보다 입담이 좋아야 성공한다' '예능 잘뛰는 가수가 알짜배기'라는 얘기들이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 나돌고 있다. 결국 탁재훈 신정환 김종서 윤종신 이승기 하하 MC몽 은지원 등 수많은 가수 출신 예능의 스타가 탄생했고 이들은 노래 보다 개그에 더 충실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불황에 시달리고 우는 가수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중이다. 특히 신인가수들이 그렇다. 몇몇 가수들을 제외하고는 그나마 자신을 알릴 기회였던 예능프로 출연의 기회조차 가수 출신 예능 스타들의 독점에 눌려 박탈당했기 때문. 가창력으로 승부하고 노래로 살아가려는 진짜 가수들의 고난시대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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