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전 59분’ 이관우, 또 평범했던 마에스트로
OSEN 기자
발행 2008.02.20 23: 48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고 4년 여 만에 국가대표팀에 복귀한 ‘시리우스’ 이관우(30, 수원 삼성)가 또다시 인상적인 활약을 남기지 못한 채 올해 3번째 A매치를 마치는 아쉬움을 맛봤다. 20일 오후 중국 충칭의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북한과 제3회 EAFF 동아시아 선수권 대회 2차전에서 이관우는 플레이메이커로 출전, 후반 14분 오장은과 교체될 때까지 약 59분간 필드를 누볐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겨주는 데 실패했다. 전체적으로 평이했다. 국내 K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각광받는 것처럼 이관우는 몇 차례 전방을 향해 패스를 연결했지만 뭔가 2% 부족하다는 인상을 감출 수 없었다. 몸싸움에 약하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적극적인 수비 가담 정도가 눈에 띄었다. 이날 이관우는 포백 수비라인의 전방에 위치한 3명의 미드필드 삼각편대 꼭지점 역할을 소화했다. 김남일(빗셀 고베)과 조원희(수원 삼성)가 이관우의 배후를 책임지며 공수 전환의 고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솔직히 아쉬웠다. 이관우는 자신만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패스웍을 제대로 살릴 수 없었다. 북한이 3-6-1 포메이션을 구축, 중원을 두텁게 한 바람에 이관우는 상대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의 집중 견제를 피할 수 없었다. 세트피스 상황이 적었다는 점도 이관우가 특기를 살릴 수 없었던 요인이었다. 프리킥으로 K리그 최다인 11골을 뽑아낸 이관우였지만 찬스가 거의 오지 않았다. 허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한 스리톱 최전방 타깃맨 고기구와의 공격 라인도 소용없었다. 염기훈이 전반 20분 프리킥 득점을 터뜨렸지만 전방 포워드진이 조금은 외롭게 보일 정도로 한국의 공격은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염기훈과 이근호가 배치된 측면에 볼을 배급했으나 유효 슈팅이나 크로스 등 결정적 찬스를 엮어주는 패싱은 아니었다. 후반 초반, 북한 문전 왼쪽 후방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각도가 크게 벗어난 장면도 아쉬웠다. 결국 후반 14분 교체. 대표팀도 1-1 무승부에 그쳤다. 1월 30일 칠레와 평가전서 전반 45분을 소화한 뒤 지난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첫 경기서 후반 32분 김남일와 교체 투입, 약 13분간 뛰며 설기현의 4번째 골을 도왔던 이관우. 완벽한 마에스트로의 모습은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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