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왼발의 마술사' 염기훈(25, 울산)이다. 염기훈은 20일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2차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전반 10분 선취골을 뽑아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대표팀은 후반 27분 정대세에게 한 순간 수비벽이 무너지며 동점골을 허용, 1-1 무승부에 그쳤다. 염기훈은 A매치 16경기에서 2골. ‘왼발’이 별명일 정도로 강하고 정확한 왼발 킥을 자랑하는 염기훈은 그러나 지난해 7월 아시안컵에서 오른쪽 새끼 발가락 골절상을 당하고 전 소속팀 전북과 불편한 잡음을 내며 이적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3개월간 재활훈련에만 전념했던 염기훈은 이번 동아시아 선수권대회를 통해 완전히 부상에서 탈출했음을 증명했다. 비록 무승부로 끝났지만 염기훈의 활발한 움직임을 즐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 염기훈은 이근호와 함께 좌우 윙포워드로 선발 출장해 서로 자리를 수시로 맞바꾸는 등 좌우 돌파에 이은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며 박주영이 빠진 공격에 경기 초반부터 활기를 불어넣었다. 허정무 감독이 경기 전 몸이 무거워 보인다며 걱정했지만 염기훈은 이 같은 우려를 한순간에 씻어내며 그라운드를 활발히 누볐고 결국 전반 20분 골을 터트렸다. 상대 미드필드 중앙을 돌파하던 염기훈은 페널티지역 바깥쪽에서 북한 수비수를 등지고 뒤돌아서려던 순간 밀려 넘어져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그리고 전반 20분 자신이 얻은 프리킥을 직접 왼발로 차 밀집되어 있던 북한 수비수들을 살짝 넘기며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2006년 11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팀을 우승에 올려놓은 그 왼발이다. 염기훈은 전반 9분에도 약간 먼 거리였지만 과감하게 오른발로 중거리슛을 날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리명국 골키퍼 선방으로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북한의 밀집수비를 흔들 만큼 위협적이었다. 후반 27분 터진 정대세의 동점골로 1-1이 된 이후 염기훈은 후반 31분 전반전과 똑같은 위치에서 왼발로 추가골을 터트리기 위해 또 한 번 프리킥을 시도했다. 이번에도 수비수를 살짝 넘기려 했지만 그의 킥은 수비벽에 막혀 나오고 말았고 염기훈은 머리를 감싸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염기훈은 고기구가 헤딩으로 내준 볼에 발을 살짝 갖다대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골대 왼쪽으로 빗나가고 말았다. 7rhdw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