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외파' 정대세-안영학, 인상적인 90분
OSEN 기자
발행 2008.02.20 23: 59

‘놀라운 90분’. 가장 적절한 수식인 듯하다. 한국 대표팀의 승리 여부만큼이나 관심을 끈 북한의 재일교포 주공격수 정대세(23,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수비형 미드필더 안영학(30, 수원 삼성)의 활약은 역시 기대대로였다. 20일 밤 중국의 충칭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3회 동아시아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과 격돌한 북한 대표팀은 비록 염기훈에게 전반 20분 프리킥 선제골을 내줬으나 정대세의 후반 27분 짜릿한 동점골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남북간 공식 A매치가 열린 것은 지난 2005년 8월 전주서 열린 제2회 동아시아선수권 이후 30개월 만의 일.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역대 전적 5승4무1패로 우위를 지켜냈으나 내달 26일 평양서 열릴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2차전 승리를 장담키 어렵게 됐다. 특히 한국 축구와 독특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정대세와 안영학의 플레이가 눈부셨다. 사흘 전 일본과 대회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었던 정대세는 한국과의 경기서도 날카로운 슈팅 감각을 과시하며 후반 27분 동점골을 넣었다. 이 대회 2호골. 팀이 0-1로 뒤진 후반 3분 박철진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숫적 열세에서 얻은 결실이었기 때문에 정대세의 동점골은 더욱 값졌다. 후방에서 롱패스가 이어지자 정대세는 빠른 스피드로 곽태휘와 강민수 사이를 돌파해 골키퍼 김용대의 움직임까지 확보한 뒤 확실하게 마무리하는 감각을 보였다. K리거 안영학의 플레이도 대단했다. 김영준과 함께 미드필더 중원 사령관에 위치했던 안영학은 정대세가 포진한 최전방 공격진의 배후를 철저히 책임지며 안정적인 팀 플레이를 엮어냈다. 후반 3분 이후 10대11로 수적 불리함 속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주장 김남일이 하프타임 때 황지수와 교체되고, 이관우가 오장은으로 교체되면서 중원이 다소 흔들린 탓도 있었지만 안영학의 움직임은 문제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돌파력도 뛰어나 한국의 측면이 여러 차례 빈 공간을 노출하기도 했다. 일본과의 첫 경기를 1-1 무승부로 마친 뒤 곧바로 한국과의 2번째 승부에서도 1-1로 비긴 북한 축구의 저력. 그 중심에는 허정무 감독이 전남 사령탑을 맡고 있던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전남에 패배를 안겼던 정대세와 함께 안영학이 있었다. yoshike3@osen.co.kr 정대세.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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