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위기의 탈출구는 두산인가. 2008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금 비상이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이유로 제외되거나 제외될지도 모를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서재응·최희섭·이현곤 등 KIA 선수들이 일찌감치 부상을 이유로 대거 제외된 가운데 마무리 오승환(삼성)도 결국 부상으로 제외됐다. 박진만(삼성)·정대현(SK)·김상훈(KIA) 등 베테랑 선수들도 대표팀에는 일단 포함됐지만,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 전력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하지만 대표팀 사령탑 김경문 감독은 의연함을 잃지 않고 있다. 소속팀 두산에서도 자주 일어났던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 감독은 위기의 돌파구로 두산 선수들을 택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대표팀 소집이 있었던 지난 20일 팔꿈치 통증을 안고 있는 오승환을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대신 지난해 신인왕 임태훈을 전격적으로 발탁했다. 임태훈은 두산 소속으로 아직 군미필이다. 곱지 않은 시선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김 감독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각 팀들이 선수 차출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차라리 ‘자기 선수’를 데려가는 것이 더 낫다는 게 김 감독의 의중으로 보인다. 임태훈이나 민병헌·고영민 같은 군미필 선수들도 있지만 김동주 김선우 이종욱 등 군문제가 이미 해결된 선수들도 두산 소속이다. 관건은 역시 두산 선수들이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다. 지난해 아시아예선에서는 두산 선수들이 대표팀을 웃기고 울렸다. 특히 이종욱과 고영민은 국제대회 처녀 출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맹활약했다. ‘톱타자’ 이종욱은 대만전에서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작렬시켰고, 고영민은 일본전에서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리는 등 대회에서 가장 많은 2홈런을 기록했다. 이종욱과 고영민은 일본전 3득점에 모두 관여했다. 그러나 ‘붙박이’ 4번 타자 김동주가 6타수 1안타로 침묵한 것이 아쉬움이었다. 득점권 찬스에서도 땅볼과 삼진으로 맥없이 물러났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주축 선수들이 모두 두산 선수들이다. 서재응이 빠진 대표팀 우완 에이스 역할을 김선우가 맡을 예정이다. 김선우는 일찌감치 대표팀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임태훈은 오승환이 빠진 불펜을 지켜야 한다. 8일 동안 7경기가 치러지는 빡빡한 일정인 만큼 선발 에이스와 불펜 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타선에서는 김동주가 3번 또는 5번 타자로 4번 이승엽과 짝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김동주에게는 명예 회복과 함께 자신의 가치를 재입증, 해외 진출에 탄력을 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종욱과 고영민은 이제 대표팀 공수주의 핵심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아시아예선에서 경험이라는 자산을 더한 만큼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민병헌은 대주자와 대수비로 경기 후반부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박진만이 어깨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유격수 자리에는 현재는 상무 소속인 두산 출신 손시헌이 있다. 2005년 유격수 골든글러브에 빛나는 손시헌은 지난해 대만 야구월드컵에서 타율 4할1푼7리·2홈런·9타점으로 당당히 대회 올스타에도 선발된 바 있다. 박진만 대체 요원으로 적격이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는 총 24명이다. 현재로서는 두산 선수 7명이 모두 선발될 가능성이 높다. 비율이 약 30%에 이른다. 두산은 이번 대표팀에 김경문 감독뿐만 아니라 김광수·김민호·김태형 코치까지 대동한 상태다. 대표팀의 상당수가 두산 소속이다. 김경문 감독은 어려움 속에서도 돌파구를 소속팀 두산에서 찾고 있다. 보이지 않는 잡음도 있지만 모든 것은 향후 대회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