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가 ‘사장님’하고 살짝 불렀더니 열에 열 사람 모두가 돌아보네요~~”라는 옛 유행가 가사처럼 이승엽(32. 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요미우리 팀 동료이자 주장인 아베 신노스케(29)를 “사장님”하고 부르면, 그는 이승엽을 돌아본다. 이승엽이 포수 아베의 별명을 올해부터 “샤쵸상(사장님)”으로 붙였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올해로 일본무대 5년째에 접어들었다. 이제 충분한 적응기를 거쳐 완숙미를 뽐낼 시점이 됐다. 2008베이징올림픽 야구종목 최종 예선에 출전할 한국대표팀 4번타자로 중책을 맡게될 이승엽은 2월20일 대표팀 소집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단기전에서 정신력이 승부를 좌우한다. 몸에 대한 확신이 없었더라면 여기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엄지손가락 수술에 따른 주위의 우려를 씻어줬다. 이승엽의 이같은 믿음직스러운 태도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우선 지난 2월1일 요미우리 스프링트레이닝에 합류한 이후 훈련과정에서 손가락 부상의 후유증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요미우리 3년째를 맞아 팀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이 자연스러워졌고 아베 등과 스스럼없이 지내는데 따른 정신적인 안정감도 그 바탕이 되고 있다. 올해 SBS 스포츠의 일본야구 해설위원으로 전속 계약한 백인천 점 삼성 감독은 최근 일본 미야자키의 요미우리 캠프를 다녀왔다. 백인천 해설위원은 “이승엽이 아베를 사장님으로 부르면서 스스럼없이 지내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이승엽이 아베에게 “샤쵸상(사장님)”이라는 별명을 붙인 것은 아베의 아랫배가 불룩 나왔기 때문이다. 아베는 백인천 해설위원에게 “승짱이 나를 배가 나왔다고 샤쵸상으로 부른다”며 웃었다고 한다. 이승엽이 요미우리 팀 동료들 가운데 특히 주장인 포수 아베 신노스케(29)와 절친하게 지낸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아베는 지난 해 부상으로 고전한 이승엽 대신 4번타자로 나섰던 6월19일 롯데 마린스전 승리 후에 가진 히어로 인터뷰에서 “진정한 4번타자는 승짱이라고 생각한다. 이승엽이 다시 4번 자리에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요미우리 주장이기도 한 아베는 2006년 이승엽이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이적해 오자 친필로 한글 편지를 써 보내는 등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로 신경을 써줬다. 2007시즌을 앞두고는 서로 히어로 인터뷰에 나가면 일본어(이승엽)와 한국어(아베)로 “최고”라고 외치기로 약속했고, 실제 경기에 나가서 그대로 실현했다. 이승엽이 “사이코데스(최고입니다 )”라고 말한 적도 있고, 아베 역시 히어로 인터뷰에서 “최고입니다”고 큰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chuam@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