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진-최강희 인연'이 만든 전북의 새 도전
OSEN 기자
발행 2008.02.22 08: 14

"정말 미안하지만 솔직히 (조)재진이의 잉글랜드 진출이 안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제자에 대한 애틋한 갈구였다. 더이상 어떤 부연이 필요할까. 전북 현대의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이 지난 21일 오후 전주 월드컵경기장 인터뷰 룸에서 열린 조재진의 공식 입단식에서 밝힌 뼈있는 농담이다.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와 계약이 종료된 뒤 뉴캐슬 유나이티드, 포츠머스, 풀햄 등 프리미어리그 3개 구단과 입단 교섭을 해왔던 조재진은 국내 여러 구단들의 러브콜을 마다하고 스승이 있는 전북을 택했다. 그만큼 조재진과 최강희 감독의 관계와 신뢰는 돈독했다. 2000년 미완의 대기에 불과했던 조재진은 대신고 졸업 후 곧바로 수원 삼성에 입단하며 당시 코치로 있던 최 감독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최 감독은 '능력을 볼 때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생각으로 눈에 잘 띄지 않던 조재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고, 코엘류 전 감독을 도와 대표팀을 맡으며 조재진에게 태극마크라는 값진 선물을 안겼다. 그리고 수 년이 흐른 2008년, 전북에서 함께 새로운 인연을 이어가게 됐으니 어느덧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로 훌쩍 성장한 애제자를 영입한 최 감독의 기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이제야 밝히는 얘기지만 전북은 이철근 단장 등 구단 고위층부터 조재진 영입에 많은 공을 들였다. 모기업현대자동차도 스타 마케팅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단을 이끌고 태국과 일본을 오가며 전지훈련을 해왔던 최 감독도 수 차례 조재진 측과 국제 전화를 통해 접촉하며 회신만을 애타게 기다렸다. 전북 관계자는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도 대단했을 뿐만 아니라, 최강희 감독의 적극적인 영입 의사가 아니었다면 조재진같은 스타 선수를 데려오기는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결국 하늘도 감동할 정도의 노력은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조재진 스스로도 "최강희 감독이 계셨기 때문에 전북을 새 팀으로 선택하게 됐다"면서 스승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스승과 제자의 두터운 믿음과 신뢰속에 시작되는 전북의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벅찬 결실을 맺었던 지난 2006시즌의 감동을 이어가기 위한 '그린 보이스'의 새로운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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