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시애틀 새 '리더'로 발돋움하나
OSEN 기자
발행 2008.02.22 08: 50

[OSEN=이상학 객원기자] 일본이 낳은 ‘야구천재’ 스즈키 이치로(35)는 지난해 7월 시애틀 매리너스와 5년간 최대 9000만 달러라는 대형계약을 체결했다. 시즌 중 시애틀은 거액을 이치로를 잔류시키기 위해 거액을 베팅했고, 팀에 마음이 거의 떠났던 이치로는 극적으로 도장을 찍었다. 계약 전까지 이치로는 3년 연속 지구 최하위로 추락한 팀에 공공연히 실망의 기색이 보였고, 마이크 하그로브 감독과도 보이지 않는 갈등을 빚고 있었다. 하지만 하그로브 감독이 자진 사퇴하고, 팀도 살아나자 이치로도 마음을 바꿨다. 올 시즌은 이치로에게 장기계약 첫 해다. 순수 연봉으로만 1650만 달러를 받는 ‘초고액연봉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 시점이다. 시애틀은 이치로에게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클럽하우스의 리더가 되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동양인으로서 이치로는 그동안 자신만의 특별한 카리스마와 개성을 드러냈지만, 직접 나서 선수들을 휘어잡는 클럽하우스의 리더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시애틀은 팀 내 최고연봉자가 된 이치로가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하고 있으며 이치로도 딱히 부정하지는 않고 있다. 지난 21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시작된 시애틀의 스프링캠프 포커스는 이치로의 리더십에 집중됐다. 시애틀 홈페이지 보도에 따르면, 이치로는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존 매클라렌 감독에게 신뢰를 표하고 있다. 이치로는 “감독의 각오를 느꼈다. 우리 선수들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다. 그동안 스프링캠프 첫 날은 떠들썩했지만 올해에는 조용히 연습에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고 밝혔다. 풀타임 첫 해를 맞이한 매클라렌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면 끝”이라며 의욕적으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시애틀은 빌 바바시 단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5할 승률을 넘기는 등 88승74패를 마크, LA 에이절스에 이어 지구 2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오프시즌 동안 시애틀은 요한 산타나를 영입한 뉴욕 메츠 못지않게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특히 최고 왼손 투수 중 하나인 에릭 베다드를 영입해 마운드를 보강했다. 이치로는 “이 같은 대담한 트레이드는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다. 팀이 나아가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베다드는 펠릭스 에르난데스와 함께 원투펀치를 형성해 시애틀 마운드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치로는 “팀 전체가 하나가 된 느낌이다. 선수들에게서 의욕이 보인다”고 말했다. 마운드가 강화된 만큼 이치로는 타격의 선봉장이 되어 많이 출루하고 많이 득점해야 한다. 이치로는 지난해 161경기에서 타율 3할5푼1리·238안타·111득점·37도루로 활약했다. 안타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았고 타율은 두 번째였다. 출루율은 3할9푼6리였으며 장타율을 합한 OPS도 0.827로 상승했다. 무엇보다 7년 연속 200안타를 쳤으며 올해는 8년 연속으로 늘리겠다는 의지다. 8년 연속 200안타는 위 윌리 킬러(1894~1901)밖에 없었다. 벌써 100년도 지난 일이다. 이치로는 107년 만의 8년 연속 200안타에 도전하는 것이다. 물론 팀 성적이 따라야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8년 연속 200안타라는 대기록이 걸려있지만 팀은 이치로의 리더십도 기대하고 있다. 매클라렌 감독은 “22년 동안 많은 선수들을 지도했지만, 이치로만큼 완벽하게 준비하는 선수는 처음”이라며 “이치로에게 더 이상 언어적인 장벽은 없다. 모두에게 베테랑의 리더십을 발휘해줄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치로도 “내 영어 실력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클럽하우스의 리더에 대한 마음을 은연 중 내비쳤다. 시애틀 구단 안팎에서는 이치로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과연 이치로가 ‘클럽하우스의 리더’가 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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