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구단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3년 300억 원’이라는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며 구단 흑자 운영의 발판을 마련한 지난 21일 센테니얼의 이중적인 행태에 씁쓸함을 곱씹는 이가 있었다. 한편으로는 돈만 되면 무슨 기업이든 상관없이 스폰서로 끌어들여 흑자 기조를 다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선수단 연봉을 대폭 삭감하는 투자전문회사다운 면모를 과시하는 것에 상처받은 야구계 인사였다. 대표팀서 선수들의 몸관리를 전담하고 있는 김용일(42) 트레이닝코치가 그 주인공이다. 김 코치는 전날(20일) 센테니얼 박노준 단장과 전화 연봉협상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사표를 낸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박 단장은 김 코치에게 전년도 연봉 7000만 원에서 2500만 원이 깎인 4500만 원을 올해 연봉으로 제시했다. 수석코치 연봉이 6000만 원이라는 센테니얼에서 트레이닝 코치 연봉이 4500만 원 정도인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 하지만 김 코치는 박 단장의 그 다음 말에 상처를 받았다. 박 단장은 김 코치에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곳을 알아보라’는 식의 뉘앙스를 풍겨 김 코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마치 당신 아니어도 그 연봉에 트레이닝코치를 맡을 사람은 있다는 식이었다.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김 코치는 곧바로 사퇴 의사를 밝혔고 짐을 싸서 제주도 전지훈련장을 나왔다. 김 코치는 “연봉도 연봉이지만 자존심을 건드리는 발언에 참을 수가 없었다. 올해는 국가대표팀이 올림픽 티켓 획득과 올림픽 본선서 호성적을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데 전념키로 했다”며 아쉬움을 뒤로 했다. 김 코치는 현대는 물론 국내 야구계에서 최고의 트레이너로 인정을 받았다. 덕분에 트레이너로서는 드물게 코치로 승격됐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선수들로부터 대환영을 받고 있다. 꼼꼼하게 선수들을 살피고 재활선수들 관리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미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도 김 코치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이처럼 능력을 인정받아 선수단 부상 관리에 한 해 농사가 달린 구단에서는 ‘특급 대우’를 해줬던 것이다. 한편 센테니얼은 김 코치뿐만 아니라 고액 연봉자 대부분에게도 ‘연봉 대폭 삭감’으로 밀어내기에 나설 태세여서 선수단과 마찰이 예고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럴 바에는 자유계약선수로 시장에 나가 다른 구단을 알아보는 게 낫겠다’는 자조섞인 탄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