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TV에서 보던 아저씨네".
지난 22일 대만 타이베이 타오웬 국제공항. 오는 3월 7일부터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전에서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대만에 입성한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2, 요미우리)이 입국 수속을 위해 기다리던 도중 70대 할머니 팬의 열렬한 애정 공세를 받았다.
평소 이승엽의 경기를 자주 지켜 봤다는 할머니는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리는 게 정말 멋지다"며 이승엽의 타격 폼을 흉내낸 뒤 이승엽의 팔뚝을 만져 보며 "돌처럼 단단하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상상도 못했던 할머니 팬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받은 이승엽의 표정은 기쁨과 어색함이 교차했다.
할머니 팬은 "내 일흔 평생 이런 행운은 처음"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마치 자신이 짝사랑하는 남자와 처음 만난 여학생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내가 20대였더라면 정말 좋아할텐데"라고 흐르는 세월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할머니는 일행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입국 수속을 마친 뒤 이승엽은 공항에서 대만 팬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승엽이 온다는 소식을 접한 팬들은 야구공과 사인펜을 준비할 만큼 남다른 정성을 보였다. 이만하면 '한류 스타'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승엽은 긴 여정에 다소 지쳐 있을 법도 했으나 팬들의 사인 공세에 금세 미소를 지었다.
난생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한 이승엽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 홈런왕'이 아닌 '월드 스타'로 우뚝 선 그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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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7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설 야구대표팀이 대만에 입국했다. 타이베이에 도착한 이승엽이 현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 타이베이=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